(아주경제=부산) 이수경 기자 = "저 단디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밀어주이소~!" "안철수!!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1일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만세 포즈를 취한 안 후보가 예의 '굵직한' 목소리로 외치자, 지지자들은 연신 '안철수'를 연호하며 환호를 보냈다.
부산은 안 후보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자 문 후보가 평생을 산 곳이기도 하다. 부산 민심의 행보는 결국 두 후보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이어지는 셈이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강하게 경계하며 부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 安 "저는 조직도, 세력도 없어···국민만 믿겠다"
이날 저녁 부산 진구 서면의 쥬디스 태화백화점 앞에서 안 후보는 "국민들은 계파패권주의를 거부한다"면서 "저 안철수는 조직도, 세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제게 온갖 중상모략과 흑색선전을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해왔다"면서 "그런 거 하라고 국민세금으로 댓글부대를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생산했다는 논란이 빚어진 '네거티브 공세 지침' 문건을 두고 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저는 조직도, 세력도 없다. 오직 믿는 것은 여기 있는 국민들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문재인 후보는 저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적폐라고 했다"면서 "지금도 이런 태도로 국민들을 공격하는데 막강한 권력을 잡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적폐라고 부르는 계파패권주의 정치,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계파패권주의는 줄 잘서고,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됐다"면서 "저는 대한민국을 살릴 최고의 인재를 이념과 세대, 지역을 뛰어넘어서 정말 열심히 찾아 쓰겠다. 대한민국 최고의 정부드림팀 보고싶지 않으신가"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그는 "저는 빽 같은 것 없이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자수성가했다"면서 "민주당은 저 안철수를 금수저라고 공격하는데 부산분들은 아실 것이다, 상속자들의 정치 끝장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해신공항 활성화, 동북아 해운 물류시스템 구축 및 해운금융 육성, 영화산업 극대화, 동서 균형발전, 낙동강 수질 개선 등 지역공약을 설파하며 "부산의 자존심과 희망을 찾아드리겠다"고 주장했다.
◆ 시민들과 셀카·악수···유동인구 감안하면 '흥행'은 글쎄
유세 직후 그는 인파 속으로 걸어들어가 시민들과 악수를 하거나, 젊은 학생들과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으며 약 10분간 거리를 걸었다. 당원을 비롯한 일부 시민들은 안 후보를 따라가며 연신 사진 찍기에 바빴고, "사랑합니데이!!" 또는 "잘해라~!"를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간간히 섞여나왔다.
하지만 거리유세 장소로 택한 쥬디스 태화백화점 앞은 번화가로 유명한 거리인만큼 유동인구도 많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임을 감안하면 이날 모여든 인파가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상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주변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실제로 일부 20~30대 시민들은 "지나가다가 안철수가 왔다길래 잠깐 구경온 것 뿐"이라거나,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유세차량이 있길래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박, 안철수가 왔어! 사진찍자!"고 외치던 20대 여성들도 "지지하는 후보는 아직 없지만 신기해서 와 봤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당원이라는 한 70대 남성은 "오늘 안 후보가 온다길래 다른 당원들과 함께 왔다, 지금 유세차 근처에 흩어져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안 후보는 22일 오전에 부산항 북항 재개발현장을 둘러본 후 경남 창원으로 이동, 소답시장과 마산어시장을 차례로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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