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6차 핵실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정상이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로 일본·중국 정상과 같은 날 차례로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중국 국영 중앙(CC)TV는 24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핵문제를 논의했다며, 미·중 양국 정상이 한반도 문제 등 중대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를 결연히 반대하며 관련국이 절제해 한반도 정세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화통화는 지난 13일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양국 정상이 전화를 통해 논의한 지 2주도 안 돼 이뤄졌다. 그만큼 미·중 양국 정상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저지를 위해 공동 노력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전화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은 핵·미사일 실험을 지속하는 북한에 도발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중국에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NHK,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또 대북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수 있도록 중국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기로 양국 정상은 합의했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회담을 가진 것은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NHK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통화는 25일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은 전화 회담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한반도 위기감은 부쩍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이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6차 핵실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칼빈슨 항모 전단이 지난 23일부터 일본 호위함 2척과 함께 미·일 공동 군사훈련에 돌입했고, 25일쯤 한반도 주변 해역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국 또한 북·중 접경에서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등 근래 중국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히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전례 없이 강도 높은 대북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이미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과 반송, 북한 관광 중지 등 다양한 제재 카드를 꺼내 든 중국은 관영 환구시보를 통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원유 공급 축소 등 대북 추가제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북한에 자제를 연일 촉구하고 있다.
한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각종 발언에 중국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안정이 중국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이제는 평화적·이성적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왕 외교부장은 지난 23일 니코츠 코치아스 그리스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가 이날 공개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를 견지한다는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성 있고 명확하며 변하지 않는다"며 "평화적인 수단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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