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따르면 바른정당 내 20여명 안팎의 의원들이 이날 오후 의총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가 5% 미만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대선 이후의 정계개편 등을 두고 당내 위기감이 증폭됐다는 분위기다.
한 바른정당 관계자는 “밖에서 볼 때는 유 후보를 흔든다는 식의 해석이 많지만 사안이 간단하지 않다”며 “현재와 같은 구도로는 대선 패배가 거의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의총에서는 비단 유 후보의 사퇴론 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현 상황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이종구 정책위의장과 21일 김재경 의원도 후보 단일화 논의를 거론한 바 있다. 이들은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한국당 후보, 유 후보가 3당 후보단일화에 합의해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맞서야 한다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반문(반문재인)연대라는 프레임 대신 최근 TV토론에서 논란이 된 ‘주적’ 개념을 중심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 사드배치에 대해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안 후보가 ‘북한을 주적’으로 정의하는 데 동의한 만큼 이들을 묶을 논리는 마련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 후보인 안 후보가 과연 호남과 보수결집이라는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바른정당 관계자는 “결국 보수결집과 호남표 사이의 선택은 안 후보의 결단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냐”면서 “선택을 함으로써 잃는 것과 얻는 것 중에 무엇이 더 합리적인지 판단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강원 유세에 나선 유 후보는 이날 불거진 후보 단일화 논란에 대해 “그 생각(단일화)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또 “이런 의총을 선거운동 기간 매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늘 의총이 마지막 의총이라고 생각하고 참석하겠다”며 “의총이 무난하게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유 후보가 완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가운데, 의총 후에도 바른정당의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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