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신세계 이마트(대표이사 이갑수)가 중국 진출 21년만에 매장을 완전히 철수한다.
1997년 중국에 첫 점포를 낸 이후 2010년 27개까지 점포를 냈으나 이후 실적 악화로 매장을 계속 폐점하면서 사실상 현지화에 실패한 것이다. 이마트는 중국 철수를 기점 삼아, 올해 목표인 ‘내실경영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중국 현지 7개 매장을 연내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토종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1997년 2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인 취양점을 오픈한 이후 승승장구하며 한때 27개까지 늘려나갔다.
그러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년 내 이마트 100호점까지 점포를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목표치의 3분의 1도 안되는 27개 점포를 오픈했을 때 적자는 이미 엄청나게 불어났다. 실제 중국 진출 9년 만인 2013년 이마트 중국법인이 매분기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마트는 현재 영업 중인 루이홍점ㆍ무단장점ㆍ난차오점ㆍ창장점ㆍ시산점ㆍ화차오점 등 6개 점포도 종업원 고용문제와 건물임대가 종료되는 대로 매각 혹은 폐점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마트가 중국 사업을 철수하는 이유는 2011년 구조조정 이후에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최근 4년간 중국에서 150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간 적자가 2014년 440억원, 2015년 351억원, 2016년 216억원으로 매년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부담스러운 규모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중국 및 대만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할인점 시장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입지, 상품조달 등) 극복이 향후에도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 사업은 철수하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중국 철수를 발판 삼아, 국내외에서 내실경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국내 부실점포로 분류된 울산 학성점 폐점을 비롯해 하남점 잔여부지, 평택 소사벌 부지 매각 등 비효율 자산 처분을 하고 있다. 주 연구원은 “10개 정도로 추산되는 부실점포들의 폐점 혹은 업태전환이 완료될 경우 할인점 사업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기존 점포에 대한 체질개선도 분주하다. 이마트 은평점은 최근 3층과 4층 매장을 패션 스트리트 형식으로 리뉴얼하고 일렉트로마트를 추가로 오픈했다. 수원·월배·자양·안산 고잔점 등은 일렉트로마트 입점이 협의 중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최근 내실경영 방침과 관련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지속성장을 위한 체력비축 차원에서도 할인점 사업 내실강화와 수익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트레이더스와 이커머스 사업의 높은 성장세에 할인점부문 구조개선이 더해진다면 사업 포트폴리오도 더욱 탄탄해지고 그만큼 소비자 이익 증대와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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