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현대극이에요. 그 시대에 휴대폰이나 삐삐가 있었다면 이야기가 조금 덜 아름다웠을 것 같아요. 시대가 발전하고 산업화가 이뤄질수록 로맨틱함은 사라지는데 이번 공연은 날것, 들꽃 같은 느낌의 감성을 건드리는 이야기예요.”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여자주인공 프란체스카 역으로 관객을 찾아왔다. 그동안 ‘마타하리’ ‘위키드’ ‘레베카’ ‘엘리자벳’ 등과 같은 쇼 형식의 대형 뮤지컬에 출연한 그에게 이번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낯선 장르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뮤지컬이지만 연극적인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쇼 뮤지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강한 비트의 음악과 화려한 군무 대신 감수성이 짙게 묻어 있는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번 공연에서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 박은태와 함께 원 캐스트로 호흡을 맞춘다. 이전 대부분의 작품에서 더블 캐스트나 트리플 캐스트로 출연했기 때문에 그 부담감은 더할 터. 옥주현은 “컨디션에 영향을 안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개월 동안 좋은 컨디션으로 함께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옥주현이 연기하는 프란체스카는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아이오와주 농가에 정착한 이탈리안 여성으로 남편과 자식을 두고 있지만 사진 촬영 차 마을을 찾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옥주현은 “극이 일상적인 얘기를 담고 있다.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학창시절 우리 가족을 많이 생각했다”면서 “노래를 할 때도 그리움이 묻어나는 소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들어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악보 후반부에 ‘샤콘느(chaconne, 슬프고 우울하다)’ 표기가 많은데 성실히 따라가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극 중에선 옥주현이 유일하게 맨발로 연기를 하는 것이 눈에 띈다. 그는 이에 대해 “프란체스카는 원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캐릭터다. 원래 갖고 있던 꿈과 달리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상황에 내몰렸다. 맨발은 그녀 원래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이번이 국내 초연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옥주현 외에 박은태, 이상현, 박선우, 김민수, 김나윤, 유리아, 김현진, 송영미 등이 출연한고 김태형 연출과 양주인 음악감독이 제작진으로 참여한다. 공연은 오는 6월 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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