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민심 탐방] ③ 文이냐 安이냐 고심 "누가 돼도 정권교체…몰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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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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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광주·전남 목포) 김혜란 기자 = 24, 25일 양일간 찾은 광주·전남의 유권자들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놓고 마지막 선택을 고민하고 있었다.

최근 호남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처럼 호남 밑바닥 민심에서도 '문재인 대세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위력을 단언하기는 아직 이른 듯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호남 민심은 18대 대선에서 문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전략적 선택'을 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호남 유권자는 '두 야권 후보 중 누군가'를 택하는 결정을 앞두고 있다. 누구를 선택해도 정권교체는 이뤄지는 것으로 본다. 이번 대선에서 몰표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24일 찾은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사진=김혜란 기자]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상인 노향숙씨(65)는 "여지껏 투표에서 갈등을 안 해봤어. 근데 이번에는 갈등이 생겼제"라고 말했다. 노씨는 그러면서도 "문재인씨가 정치도 많이 해봤고 깡다구가 있다. 문재인 쪽으로 많이 기운 것 같다"고 바닥 민심을 전했다.

말바우시장에서 만난 김종근씨(70)는 "광주 민심은 둘 중에 하나라고 봐야 되는데 나는 아직 결정 못 했다"면서도 "(문 후보가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더 추이를 지켜봐서 어떤 사람이 됨됨이가 됐는가, 대통령감인가를 보려고 한다"고 했다. 김연상씨(40)는 "(광주는) 문·안 후보 중 한 사람을 밀어주긴 하는데 아직 결정 안 한 사람이 많다. 반반"이라고 전했다.

말바우시장 상인인 전오희씨(64)는 문 후보가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안풍이 불 때는 안 후보가 바람을 탔제. 근데 지금 상황에서는 문재인이 유리하제"라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우클릭 행보'가 광주 표심을 돌아서게 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씨는 2012년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고, 지난해 총선에선 국민의당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번에는 문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전씨는 "대선 때는 전략적으로 해야제. 안철수도 좋은데 될 사람인 문재인 밀어야제"라며 "문재인은 옛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집권 경험이 있어 제일 낫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다 막판에는 '6대4' 정도로 승부가 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 호남 유권자들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물론 문 후보가 6이 될지, 안 후보가 6이 될지는 의견이 갈렸다. 광주송정역시장 상인 변모씨(75)는 "나는 문재인 찍을라는데, 마음씨가 괜찮게 보이던데"라면서도 "여기는 안철수 많이 찍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 북구에 있는 광주 말바우시장. [사진=김혜란 기자]


◆ 20·30 文·노년층 安…세대간 양분

문·안 후보에 대한 세대별 지지차도 읽혔다. 전남대 도서관 앞에서 만난 서모씨(23)는 "문 후보 지지자가 확실히 엄청 많다"고 전했다. 그는 안 후보가 보수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을 언급하며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세월호부터 시작해 국정농단 사건까지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처벌이 이뤄질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전남대 학생 박모씨(26)는 "문 후보가 (당선) 될 것 같다. 강력한 대선 후보였고 지금도 대세"라며 "안 후보는 토론하는 것 보니까 부족해 보이더라"고 말했다.

반면, 광주에서 만난 택시 기사 이모씨(70)는 안 후보가 "진실성이 느껴지고, 패거리가 없어서 잘할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문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 민주당 경선 때 문 후보와 같은 친노(친노무현) 안희정 충남지사가 되길 바랐지만, 문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최종 결정되면서 안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목포역 광장에서 만난 김모씨(64)는 "주변에 안철수 지지자가 많은데 여론조사 결과는 이상하다"고 했다. 목포 동부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서모씨(85), 70대 김모씨 부부는 "여기는 다 안철수"라고 했다.

박구용 전남대 교수는 호남에서 세대 간 표가 양분된 이유에 대해 "안 후보가 신선하고 장점도 많은데 그와 같이하는 사람들은 낡은 정치인이다. 정치를 하기 전까지는 한 사람으로 보지만 정치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감각적으로 세력을 본다"며 "안 후보 주변에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분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유세 차량이 24일 오후 전남 목표역 광장에서 방송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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