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공연…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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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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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의 주인공·상황·제목, 관객에 의해 즉흥적으로 결정

  • 배우들의 순발력, 연기력 보는 재미 쏠쏠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의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주)아이엠컬처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무대 위에는 작품 제목, 주인공, 스토리 등 작품 요소가 적힌 칠판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배우가 등장하면 관객은 작품 요소에 관한 키워드를 생각나는 대로 던져주고, 배우들은 이에 맞는 상황을 즉흥적으로 연기하며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관객과 배우 모두 이 작품이 어떻게 끝날지 몰라 불안하지만, 이는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의 가장 큰 묘미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즉흥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대학로 무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작품은 관객과 배우들이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으로 전형적인 즉흥극(Improvised Theatre)의 형식에서 한 발짝 더 나갔다.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의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주)아이엠컬처 제공]



뮤지컬을 준비하는 연습실이란 상황만 주어질 뿐 완결된 구조의 희곡은 존재하지 않는다. 관객이 원하는 대로 주인공, 상황, 제목 등이 결정되며 즉석에서 장면과 노래가 만들어진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김태형 연출은 “배우들의 모든 대사는 현장에서 만들어지지만, 음악 구조는 기본적으로 짜여 있다. 배우들이 자기 역할에 어울리는 곡들을 그때그때 맞춰서 부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연에서는 김태형 연출이 직접 연출 역할로 등장한다. 공연 상황을 설명하는 동시에 관객과 배우 사이를 치밀하게 조율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 ‘올모스트 메인’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나와 할아버지’ 등 색다른 에너지의 작품을 꾸준히 제작해 온 민준호도 연출 역할로 관객과 만난다.

김태형 연출은 “사실 이번 공연은 해외 공연을 보고 제작하게 됐다. 해외 공연의 외국 관객은 한 명씩 손을 들어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처음 우리나라 공연을 할 때 관객이 소극적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여러 의견을 주면서 적극적으로 임해주더라”고 안도감을 보였다.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의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주)아이엠컬처 제공]



정해진 대사가 없다 보니 배우들은 순간순간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배우들의 순발력과 폭넓은 연기력이다. 배우 김슬기는 “상대방을 믿어야 하는 작업이다. 배우들끼리 호흡을 맞춰보면서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은 서로에 대한 신뢰였다. 뭔가 잘 안 맞더라도 서로 위안하는 끈끈함이 있다”고 말했다.

배우 이정수 역시 “한 가지 얘기나 소재를 들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소화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이야기를 조합해 짜 맞추는 것이 아닌, 자기의 이야기를 한 조각씩 갖고 와서 즐기는 파티 같다”고 공연의 매력을 전했다. 공연은 5월 14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의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주)아이엠컬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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