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말까지 감산 합의를 6개월 더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있지만 국제유가는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저조한 휘발유 수요가 국제유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애널리스트들은 인용하여 수요 부족으로 휘발유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휘발유 수요는 1월 이후 다소 회복세를 찾았지만 여전히 작년 동기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유가 반등 전까지 휘발유 가격이 극도로 낮아져 수요가 평소에 비해 많았다. 미국의 주유소 운영업자들은 올해 휘발유 수요가 1.5~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간밤 미국의 휘발유 선물 가격은 1% 이상 떨어졌다. 날씨가 풀리면서 난방용 휘발유 수요는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미국산 원유 가격 역시 배럴당 49.23달러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는 8% 가량 떨어졌다. 미국산 원유는 지난달 배럴당 47달러까지 내렸다가 최근에는 49달러대 초반에서 51달러 사이 박스권에 갇혀있는 모습이다.
오일프라이스인포메이션서비스의 톰 클로자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체 국제유가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리포우오일은 여름휴가 시즌이 되면 자동차 운행이 늘면서 휘발유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하겠지만 휘발유 재고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고가 많으면 정유사들은 원유 정제 활동을 축소할 것이며 이는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산 원유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 장치는 14주 연속 증가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미국의 산유량은 현재 추세를 이어갈 경우 이르면 오는 7월 즈음에 2015년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속속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클로자 애널리스트는 CNBC에 실망스러운 소식이 나올 경우 배럴당 47달러 아래로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헷지펀드인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이사는 유가가 작년 11월 저점인 배럴당 42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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