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새내기 CEO ②] '귀감이 되는 선배'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임직원과의 소통·스킨십 강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사진=IBK기업은행]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오전 7시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조용히 명상에 잠겼다. 하루 일과를 점검한 후 우선 순위를 정하는 시간이다. 24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야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행장에 오른 이후 출근은 빨라졌고 퇴근 시간은 더 늦어졌다. 주말도 모두 반납했다. 대신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챙긴 현안은 중소기업 지원 강화다. 1분기에만 연간 목표액(43조5000억원)의 32% 수준인 13조8000억원을 공급했다. 상반기에 60%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다.

틈나는 대로 영업점을 방문해 다양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김 행장이 이처럼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튼튼한 체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백두대간(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을 종주하고, 서울시내 웬만한 산들도 모두 섭렵했다. 지금은 바쁜 일정 때문에 다소 뜸해졌지만 여전히 임직원들에게 '등산'을 추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당시 기른 체력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등산의 장점에 대해서도 자주 얘기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김 행장은 역대 네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라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김도진 행장은) 내부 출신으로서 아직 성장 중인 직원들에게 목표의식과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며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직원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번개의 신(神)'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불시에 특정 지역이나 직급의 모임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미 취임 전부터 번개 모임을 만들어 직원들과 격의 없이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취임 이후 바쁜 일정으로 인해 아직 첫 사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의 스킨십은 가까운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을지로 본점 집무실을 오르 내릴 때 별도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는다. 권위적인 모습을 버리고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가끔 다른 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행장을 보고 머뭇거리는 임직원들에게는 "얼른 타라"며 손짓하는 모습도 직원들에게 인기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김도진 행장 취임 이후 내부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신뢰가 워낙 두터워 남은 임기 동안 괄목할만 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모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프로필
△1959년 경북 의성 출생 △1978년 대구 대륜고 졸업 △1981년 단국대 경제학과 졸업 △1985년 기업은행 입행 △2005년 인천 원당지점장 △2009년 카드마케팅부장 △2010년 전략기획부장 △2012년 남중지역본부장 △2013년 남부지역본부장 △2014년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 △2016년 제25대 기업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