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2년 전 양대 공유자동차 업체였던 디디와 콰이디가 피 튀기는 전쟁을 치르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치열한 싸움 끝에 디디와 콰이디는 돌연 합병을 선언해 디디콰이디(지금의 디디추싱)이라는 회사로 합쳐졌다. 모바이크와 오포도 디디콰이디처럼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의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주황색 자전거 엉덩이 아파.” VS “자물쇠 비밀번호 좀 바꿔.”
모바이크 창립 1주년이 되던 지난 22일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에서는 오포와 모바이크간 '설전'이 벌어졌다.
그러자 모바이크는 몇 시간 후 공식 웨이보를 통해 곧바로 반격했다. "지난 1년간 우리를 쫓아 상아탑에서 나와 스마트 자물쇠, 고품질 자전거를 연구하느라 애썼다.", "다음에 만날땐 자물쇠 비밀번호 좀 바꿔라(오포 자전거 자물쇠 비밀번호는 스마트폰으로 입력해야 탈 수 있다는 단점을 겨냥함)"라는 메시지를 통해 모바이크의 기술적 우위를 자랑한 것.
이것은 양사간 경쟁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양사는 그 동안 경쟁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며 ‘쩐(돈)의 전쟁’도 벌여왔다.
지난 20일 오포는 알리바바의 금융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했다고 선언했다. 양사는 결제·신용·이용자·글로벌업무 등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로써 오포는 텐센트 투자를 유치한 모바이크에 맞서 알리바바 투자를 받아냈다. 오포는 앞서 3월에도 4억5000만 달러 어치 시리즈D 투자금을 유치했다. 오포는 지난 2년간 모두 9차례에 걸친 투자금 유치를 통해 6억5000만 달러(약 73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했다.
모바이크도 창립 1년도 채 안된 지난 1월 이미 2억1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완료했다. 지난해 10월 텐센트 등으로부터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지 3개월 만이다. 모바이크는 현재 텐센트 외에도 테마섹, 폭스콘, 시트립 등 쟁쟁한 투자자로부터 약 5억 달러 투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양사는 든든한 자금을 바탕으로 보조금, 보너스 출혈 전쟁도 벌여왔다. 공유자전거 서비스는 이용자가 보증금을 낸후 일정한 액수만큼 스마트폰으로 충전을 해서 이용하는 것인데, 양사가 "000위안을 충전하면 000위안을 추가로 충전해준다"는 등의 방식으로 보조금을 뿌린 것. 심지어 자사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이용하면 무료로 보너스 액수를 준다는 공짜 이벤트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디디콰이디 합병 '데자뷰'
지난 2014년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은 '중국판 우버'라 불리는 양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인 디디와 콰이디가 장악했다. 디디와 콰이디는 각각 텐센트와 알리바바라는 든든한 투자자를 가지고 있었다. 양사는 서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쏟아내며 출혈경쟁을 벌였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수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 출혈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양사의 합병을 추진했고, 결국 2015년 2월 디디와 콰이디는 합병해 디디콰이디라는 회사로 재탄생했다.
이어 디디추싱으로 사명을 바꾼 후엔 세계적인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중국법인인 우버차이나와 또 다시 보조금 출혈경쟁을 이어가다가 결국엔 2016년 8월 우버차이나를 합병하기도 했다.
중국 인터넷업계에선 이처럼 양대 인터넷기업이 합병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2011년말 중국 양대 동영상서비스 업체인 투더우와 유쿠 역시 저작권 침해를 둘러싸고 소송전까지 벌이다가 결국 3개월 후 돌연 합병을 선언, 유쿠투더우라는 회사로 재탄생했다.
이외에도 중국 대표 온라인투오프라인(O2O) 기업인 메이퇀-다중뎬핑,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취날 등이 모두 출혈경쟁 끝에 합병을 선언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시장에서는 오포와 모바이크 역시 출혈경쟁을 계속하다가 알리바바와 텐센트등 투자자들의 압력에 못이겨 결국엔 합병하지 않겠냐며 3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인터넷공룡의 탄생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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