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美 세제개혁…갈피 못 잡는 韓 조세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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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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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법인세 인하 등으로 경제 살리기 올인

  • 韓, 조세지출 증가에도 비효율적 시스템에 흔들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미국이 법인세를 파격적으로 인하하는 등 과감한 세제개혁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트럼프노믹스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예상했던 것처럼 경제 살리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세제개혁은 세계경제의 조제정책 흐름이 ‘감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격적인 감세정책으로 밑바닥에 떨어진 기업의 투자심리와 고용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조세정책에 대한 기준조차 정립되지 않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주요 대선후보들은 ‘증세’를 대세로 굳혀가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증세가 세계경제 흐름에 역행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가 트럼프노믹스에 대비한 조세정책 정립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대적인 세제개혁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세지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국세 기준 35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세 조세지출은 2014년 기준 13조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예산안 기준 사회복지 재정지출은 119조1000억원, 조세지출은 10조3000억원으로 조세지출이 재정지출의 9%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5년 도입한 자녀장려세제(CTC)가 세제개편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세금 환급 형태로 지급하는 제도다. 이 밖에 기초생활보장제도, 근로장려세제 등도 대표적인 조세정책이다.

그런데 이런 조세정책들은 수립 시기가 일정치 않다 보니, 통합적으로 점검‧관리 체계가 없다. 정책의 허점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만든 조세정책이 오히려 소득을 반감시키는 사례도 나온다.

근로장려세제와 생계급여를 모두 감안할 경우, 특정 구간에서는 오히려 일을 했을 때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세지출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평가하기 어려운 구조다 보니 일몰이 적용되지 않는 조세감면제도는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영욱 KDI 연구위원은 “조세지출 관련 정보가 제공되도록 해 이를 토대로 정책을 평가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며 “동일한 정책목표를 추구하는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를 포괄하는 데이터를 구축해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차기정부에서 세제에 관한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무조건 증세보다 확실한 사용처를 결정하고, 우리 사회 특성에 맞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4차 산업혁명, 고령화‧저출산, 생산인구 감소 등 구조적 변화에 맞는 세제‧조세개혁이 이뤄지지 못하면 겨우 살린 성장불씨를 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지금까지 논란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성역화됐던 규제적 세법규정도 시대변화에 따라 근본적인 검토와 개혁이 필요하다”며 “중립적인 민간 조세전문가로 조세개혁팀을 만들어 5, 10년 후를 대비한 단기과제, 중장기과제를 국민에게 제시하고 경제성장, 세수증대, 복지재정 확대의 선순환구조를 위한 근본적 조세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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