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페이스북에 또다시 살해 영상이 올라왔다가 조회수가 수십만 건을 기록한 후에야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유해 컨텐츠에 대한 관리 강화를 약속한지 일주일만이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가 폭력적이고 흉악한 영상을 확산시키는 플랫폼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논란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태국에서 한 남성이 11개월 된 딸을 살해하는 영상이 페이스북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생중계 됐다.
영상은 두 차례로 나뉘어 올라왔는데 첫 번째 영상은 조회수가 11만2000건, 두 번째 영상은 25만8000건을 기록한 뒤에야 삭제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영상은 만 하루 동안이나 방치된 뒤 태국 경찰의 연락을 받고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태국 경찰은 전했다.
페이스북은 불과 일주일 전에도 컨텐츠 관리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6일 미국 오하이오에서 스티브 스티븐스라는 한 남성은 길을 가던 노인을 이유없이 살해하는 영상을 게재했는데, 페이스북은 이 영상을 2시간이나 방치한 뒤 삭제했다. 페이스북은 16일 성명을 발표해 “이 같은 범죄들은 페이스북에 발붙일 곳이 없으며, 이를 막기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페이스북의 책임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타위신 비사누요틴 태국 보건부 대변인은 "이러한 영상은 다른 이들에게 모방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페이스북은 즉각 영상을 지웠어야 했다. 그것은 페이스북의 의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언어로 들어오는 게시물을 적절하게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계약직 근로자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신고가 접수된 컨텐츠에 한해 삭제나 경고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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