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최근 반군 장악 지역을 공격할 때 사용한 화학무기가 시리아 국영연구소가 개발한 사린가스임이 확인됐다고 프랑스 정부가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6쪽짜리 보고서를 통해 지난 4일 시리아 칸셰이쿤 지역에서 투하된 폭탄으로 숨진 희생자의 혈액과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사린가스가 사용됐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리브 주 칸셰이쿤에 화학무기로 보이는 폭탄이 투하돼 87명이 사망했다.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은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면서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추진해왔다.
프랑스 측이 이번 화학무기 공격의 배후에 시리아 정권이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시료에서 발견된 헥사민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시리아 북서부 사라키브 지역에서 사용된 사린가스에서도 이 물질이 발견됐는데,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은 헥사민이 시리아 국영연구소가 개발한 사린가스에서 전형적으로 발견되는 물질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13년에도 유엔 조사단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한 최종 조사보고서에서 시리아 내전 중 적어도 5개 지역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조사단은 특히 일부 지역에서 사린가스 무기를 만들 때 첨가할 수 있는 헥사민이라는 화학물질이 발견됐다고 명시했다.
헥사민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처리·폐기키로 한 화학물질 가운데 하나로, 시리아 정부가 이 물질을 다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린가스의 생산방식을 고려하면 (이번 공격의 배후에) 시리아 정부가 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의 보고서 내용에 대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비호해온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사실과 채취한 시료만으로 화학무기 사용 배후에 누가 있는지 규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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