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한강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이 한 동만 빼고 재건축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3년 전 신반포 1차 아파트 재건축 당시 두 동을 제외했다 통합 재건축으로 선회했던 때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강맨션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동의율이 낮은 28동을 제외하고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2003년 추진위가 구성된 한강맨션은 과거 한강 쪽에 위치한 28동과 38동 주민들의 반대로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 75%를 얻지 못했다.
이후 추진위는 지난 22일 총회를 열고 주민 동의율을 확보해 용산구청에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동의율을 충족하지 못한 28동은 제외하기로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한강변 동의 일부 주민들은 재건축 후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로열층 배정을 요구하며 추진위와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일각에선 오히려 지금이 투자자들에겐 매수하기에 적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과거 서초구 신반포 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도 두 동을 제외하고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다른 동과 매맷값이 크게 차이 났기 때문이다.
2013년 신반포 1차는 20동과 21동을 제외하고 재건축을 추진했다. 두 동은 대지지분율(85%)이 1~19동(113%)보다 낮고 평수는 커 재건축 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평수를 계산할 때 시세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동은 나머지 동과 갈등을 빚으며 조합에서 빠졌다가 2014년 2월 20·21동을 통합해 재건축하는 내용의 결정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최고 38층 높이로 함께 재건축됐다.
아크로리버파크 인근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시 공급면적 175㎡(53평)인 20동과 21동은 18억~20억원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급매물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됐다면 25억원에서 30억원까지는 매매가격이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20동과 21동을 빼고 먼저 분양을 했던 1차 분양 때와 두 동과 협상을 하면서 2차로 분양할 때 분양가격 차이가 1억원 가까이 났다”고 설명했다.
과거 상황에 비춰볼 때 현 시점에서 한강맨션이 28동을 제외하고 재건축을 추진하면 28동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현재 한강맨션 전용면적 88㎡의 평균 매맷값은 13억75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11억9500만원에 비해 2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같은 면적은 지난달 14억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한강맨션의 장점은 5층으로 구성된 저층주거단지이기 때문에 추가 분담금을 낮출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용산공원 개발이 호재”라며 “제외된 동을 합친 통합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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