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최근 "국회는 2007년 자본시장법을 만들면서 증권사 개인 고객과 법인 고객 지급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며 "개인을 우선 허용하고, 법인은 금융결제원 규약을 통해 차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은행연합회가 내놓은 자료에 반박한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자본시장법 제정 당시 개인 고객에 한해 결제서비스를 허용하고 법인에 대해서는 허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해외 선진국에서도 증권사가 지급 결제시스템에 직접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금투협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증권사가 은행을 자회사로 둘 수 있어 직접 라이선스를 가질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지급결제와 외국환 업무가 투자은행(IB) 업무에 필수적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금투협은 은행권에서 증권사 외국환 업무를 막으려는 것에도 "영국과 일본 증권사도 외화 환전·송금 업무가 가능하다"며 맞섰다.
금투협은 초대형 IB를 만들기 위해 증권사에도 법인지급결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인이 증권사 계좌를 통해 자금을 이체‧송금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활한 해외 인수합병(M&A)을 위한 외화 송금‧환전 업무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은행연합회는 이를 허용할 경우 증권사가 은행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벌 사금고가 될 것이라고도 지적한다.
황영기 금투협회장은 연 초 신년간담회에서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제기했다. 금융위원회가 신탁업법을 만들어 그동안 증권업계 고유업무이던 신탁업을 은행도 영위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데 따른 것이다.
반대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종합운동장론'으로 맞섰다. 전업주의가 아닌 겸업주의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보다 은행 쪽에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친다"며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탄생하기 위해서라도 증권사도 은행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양측 입장이 크게 다르고, 오랜 기간 논란이 이어져 왔다"며 "당장 입장을 좁히기는 어렵고, 차기 정부에서 어떤 금융정책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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