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고지혈증 환자가 최근 수년간 빠르게 늘었다. 고지혈증으로 혈관 벽이 터지면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29일 심장혈관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고지혈증은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없더라도 장기간 방치되면 고혈압·당뇨·비만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고 혈액의 원활한 흐름을 막아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고지혈증은 공복 상태에서 혈액검사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미만이면 '정상', 200~239㎎/㎗면 '주의', 240㎎/㎗ 이상이면 '고지혈증'으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된 서구식 식습관과 운동부족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도 고지혈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지혈증 환자는 2012년 125만7천635명(남성 49만5천441명·여성 76만2천194명)에서 2016년 180만310명(남성 70만9천949명·여성 109만361명)으로 5년간 약 43% 늘어났다.
50∼60대 여성 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2016년 기준으로 전체 고지혈증 환자 중 약 41%(180만310명 중 74만760명)가 바로 이 그룹이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50∼60대 여성에게 고지혈증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폐경과 호르몬의 변화로 추측되며,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비만과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지혈증은 원인에 따라 유전적인 결함에 의한 '일차성' 고지혈증과 질병·약물·식습관 등 환경 인자가 유발하는 '이차성' 고지혈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알코올과 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고지혈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을 무조건 건강을 해치는 요소로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콜레스테롤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지방산이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20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당뇨·고혈압 환자가 아니라면 고지혈증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데 장기간이 걸리므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높다고 해서 당장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게 나오더라도 너무 신경 쓰기보다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식생활 개선과 적절한 운동을 하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음주와 흡연은 혈관에 유해 물질을 쌓는 가장 큰 위험요소이므로 절주와 금연은 필수조건"이라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채소·과일·해조류·등 푸른 생선 등을 평소에 많이 섭취하면 고지혈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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