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도 첫 준비절차…법원 연휴 잊고 '국정농단' 재판 박차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총 592억원의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 첫 준비절차가 5월 첫주에 열린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신동빈 롯데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다음 달 2일 연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수사 기록이 방대해 내용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일단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공판준비는 정식 재판을 앞두고 혐의를 둘러싼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확인한 뒤 증거조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어 박 전 대통령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40년 지기'인 최순실씨와의 '법정 조우'도 첫 공판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측 주변에서는 구치소 수용 후 건강이 악화했다는 주장을 펼쳐 만약 이날 출석한다면 건강 상태도 관심이다.
재판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 선임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한된 특정 인맥과 주로 소통하기를 선호하는 박 전 대통령의 성향 때문에 현재까지도 유 변호사와 채명성(39·36기) 변호사만 선임된 상태다.
단기간에 자주 재판을 여는 집중 심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뇌물수수와 이른바 '블랙리스트', 공무상 비밀누설 등 여러 혐의에 걸친 방대한 내용을 다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최근 서울 삼성동 자택을 매매해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조계에서는 조만간 추가로 변호인을 선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보다 하루 앞선 다음 달 1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재판도 첫 절차에 들어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이날 직무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우 전 수석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우 전 수석은 법원 출신인 위현석(51·22기) 법무법인 위 대표변호사를 선임해 방어에 나섰다. 위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이 밖에도 법원은 국정 농단 관련 사건들의 증거조사를 이어간다. 3일과 5일은 공휴일이기 때문에 재판이 열리지 않지만, 그 밖에는 연휴 분위기가 무색하게 심리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형사합의22부는 1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공판을 연다.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열고 증거조사를 이어간다.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속행 공판도 4일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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