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새내기 CEO ③] 결재판 없앤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의 파격…'허례허식 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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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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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장실 문턱 낮추고, 임직원과 직접 소통 선호

  • 내실 다지기 본격화…순항 기대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 [사진=수출입은행]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행장실 문턱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수출입은행 직원들은 요즘 재킷 없이 와이셔츠만 입고 행장실을 출입한다. 행장용 결재판도 사라졌다. 모두 최종구 은행장이 지시한 일이다.

최 행장은 뛰어난 능력만큼이나 아랫사람을 편하게 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료 출신인 그는 기획재정부 재직 시절 '닮고 싶은 상사' 리스트에 수차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보증보험 직원들도 그를 '소통에 뛰어난 CEO, 솔선수범하는 업무 스타일'로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는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관료 시절부터 최 행장과 인연을 맺어온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최 행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더없이 적합한 인사라고 생각했다"며 "그만한 성품을 가진 실력자가 없다"고 말했다.

최종구 행장은 취임 후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문제로 쉴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매일 7시에 출근해 운동을 하고, 여의도 내 작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

수은 관계자는 "북엇국 등 소탈한 메뉴를 골라 혼자 간단하게 먹는 편"이라며 "허례허식을 워낙 싫어한다"고 말했다. 업무와 관련해 저녁 약속이 길어질 때는 수행비서를 일찍 퇴근시키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서가 어쩔 줄 몰라했다는 후문이다.

대우조선에서 한숨 돌린 최 행장은 최근 본격적인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먼저 각 본부의 여러 부서장들과 저녁을 함께 먹을 예정이다. 업무상 애로 사항이나 바라는 점 등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자리다. 

부장들에게 문자나 전화를 직접해 불필요한 절차도 간소화했다. 업부 전달 체계가 복잡할수록 의도가 왜곡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직원들도 처음에는 놀라는 눈치였지만 지금은 '훨씬 효율적'이라는 반응이다. 최근에는 부서별 자료 취합으로 두꺼운 책 한 권이 만들어지는 출장 준비도 핵심 내용만 꾸리도록 했다.

그렇다고 수은 내부적으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동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는 온전히 수은이 책임져야 할 사안인 데다 최근 정권 교체를 앞두고 정책금융기관 간 역할도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불확실성의 연속이지만 임직원들의 사기는 증진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체제라면 수은의 순항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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