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롯데와 신라, 국내 면세점 업계 2강이 나란히 인천국제공항에서 새 면세점 사업권을 품안에 넣었다. 이로써 양사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국내 면세시장 위기 타개를 위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2터미널(T2)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심사한 결과,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에 각각 DF1(향수·화장품), DF2(주류·담배·포장식품) 구역 사업권을 부여했다. 롯데와 신라는 앞서 인천공항공사 심사에서도 두 구역에서 최종 후보에 올라 사실상 특허 획득이 확정적이었다.
공항면세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DF1을 차지한 호텔신라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자로서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면서 “인천공항 2터미널 개항 일정에 맞춰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F2구역을 획득한 롯데면세점 관계자 또한 “기존 제1여객터미널 사업과 통합운영 시너지를 통해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활발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천공항 T2 면세점 획득으로 양사는 침체국면인 국내 면세점 수요를 넘어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물품 인도장 문제 등으로 개장이 지연되던 태국 방콕 시내 면세점을 오는 7월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태국은 유럽, 호주 등 외국인들이 가장 손에 꼽는 관광 명소인 만큼, 롯데는 현지인뿐 아니라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까지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신라면세점도 최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사업권을 따낸 데 이어 이번 인천공항 T2 면세점 획득을 통해 세계 공항에서 한층 입지를 다지게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태국 푸껫에 첫 해외 시내면세점을 연 신라는 지난 27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 일본 기업과의 합작면세점 ‘다카시마야 면세점 신라& ANA’도 개장, 글로벌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한국관광금지령’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약 40% 급감하고 있어 시내면세점 타격이 크다”면서 “내국인 매출이 50% 이상인 공항면세점과 해외면세점에서 중국인 의존도를 낮추는 등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국 면세점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찰에서 대기업 몫은 DF1, DF2 외에 DF3(패션·잡화)까지 세 구역이었으나 DF3는 입찰사가 없어 두 번의 유찰이 발생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DF3의 임대료를 10% 낮춰 재입찰을 예고했지만, 앞서 2개 구역 입찰에서 떨어진 신세계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참여할지는 불투명하다. 양사는 현재 DF3 재입찰을 검토 중이며 참여 여부를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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