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20주년 엘렌 드제너러스…"미 문화 동성애 인식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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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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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4월 엘레 디제너러스의 커밍아웃소식을 다루는 타임지 표지 [사진=타임지 표지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1997년 4월 30일. ABC 방송이 방영하던 시트콤 '엘런'에서는 미국 대중문화사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중 하나가 전파를 타게 된다. 

무려 4200만명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퍼피 에피소드'에서 엘렌 드제너러스는 자신 자신의 이야기를 모델로 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시트콤에서 주인공인 엘렌 모르간 역할을 맡았던 엘렌은 이 에피소드에서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을 한다. 

이는 미국 역사상 프라임타임 텔레비전에서 처음으로 동성애 캐릭터가 등장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미국 잡지 엘르는 "엘렌은 시트콤의 시즌 4의 마지막을 스스로가 1년 넘게 짠 에피소드로 장식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으며, 이를 통해 스스로 벽장을 뚫고 나왔다"고 평했다. 

잡지는 또 "당시 미국 문화에서 호모포비아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이 높았다. 때문에 이같은 에피소드의 방영은 등장 배우들은 물론 방송국에게도 큰 리스크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에피소드가 방영되고 나서 일부 기업들은 광고를 빼기도 했다. 

이같은 위험 부담에도 '퍼피 에피소드'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엘렌은 1997년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BC는 최근 퍼피 에피소드 20주년을 기념해 인터넷에서 무료로 에피소드를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열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마샤블은 "엘렌은 텔레비전을 바꾼 것이 아니라 미국의 문화를 영원히 바꿨다"면서 "엘렌은 여성이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오히려 그 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예를 몸소 보여줬다"고 평했다. 

미국 방송들은 최근 성적소수자 (LGBT:레즈비언(lesbian)과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에 대해 보다 더 관대해 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미디어 속 LGBT의 이미지를 감시하고 증진시키기 위한 비정부 기구인 GLAAD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의 등장인물(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이들) 895명 중 성적소수자는 무려 43명에 달하며, 미국 텔레비전 역사상 가장 많은 수치다. 

인터넷 매체인 마샤블은 "여전히 텔레비전 내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비뚤어진 시선이 있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서 "엘렌은 이같은 변화에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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