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보수당 대표 겸 총리인 데이비드 캐머런은 2015년 총선을 앞두고 2020년까지 부가세·소득세·국민보험(NI)을 절대 올리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최근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등 정부 일각에서 증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던 터에 돌연 이번 조기총선을 맞게 되자 2년 전 약속이 지켜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날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실적은 증세 여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모습이다.
전분기(0.7%)보다 대폭 후퇴한 0.3%에 그친 GDP 실적을 놓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스테이그네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파운드화가 급락한 데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마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대로 치솟은 가운데 소매·호텔·음식업 등 소비자 주도 업종의 마이너스 성장이 나라 전체 GDP의 79%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 성장 부진을 이끌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가계가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진단이어서 증세가 이뤄질 경우 가계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는 30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출연해 "세금을 올릴 계획이 없지만 내가 약속을 이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 전에는 세금에 관한 특정 제안들을 하고 싶지 않다는 점 또한 분명한 내 입장"이라고 답했다.
메이는 "근로 가구에 대한 세금을 줄이는 게 보수당 총리로서 나의 의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후 ITV에 출연해선 "세금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되풀이하면서도 "특정 세금과 관련해서라면 우리는 부가세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통신과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메이 총리가 부가세 인상은 없다고 약속했지만 다른 세금을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풀이했다.
BBC는 "부가세는 물론 소득세와 국민소득 인상도 배제한 2015년 보수당 공약을 지지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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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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