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간 고소·고발 난무…대선 후 정치권 부메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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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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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소·고발장 수십건 접수…'검찰에 떠넘기는 관행 여전'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최송아 기자 = 19대 대통령 선거(5월 9일)를 앞두고 각 대선 후보 및 소속 정당 사이의 '검증 공방'이 과열 양상을 띠며 고소·고발이 잇따라 접수돼 검찰이 다시 바빠졌다.

각 후보 측은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의혹의 진위를 가려보자는 입장이지만 주요 선거 때마다 정치적 쟁점을 정치권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검찰에 떠넘기는 게 합당하느냐는 지적도 여전하다.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권력 비대화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결정적인 시점에 문제 해결은 검찰에 기대어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을 둘러싼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작년 10월 펴낸 자서전에서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기권 결정에 앞서 북한의 의견을 물었고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에 관여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측은 지난달 24일 이러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송 전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문 후보가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거짓 발언을 했다며 문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도 검찰로 넘어왔다.

민주당은 관련 의혹을 제기해 온 하태경 의원을 역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준용씨 채용 당시 인사담당자였던 최모 팀장을 공용서류 파기 및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 혐의로 고발했다.

최 팀장이 준용씨 채용의 사실관계를 은폐하고자 내부 규정을 위반해 관련 문서를 모두 파기했다는 게 국민의당 주장이다.

국민의당은 민주당 측이 안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사실과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며 안민석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6명을 고발했다.

이밖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도 자신이 안 후보의 지지 발언을 했다는 문 후보의 TV토론 언급을 문제 삼아 고발장을 내며 '고소·고발 전쟁'에 동참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일일이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이번 대선과 관련해 수십 건의 고소·고발장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고자 신중한 모드를 유지하면서도 발 빠르게 수사에 나서는 모양새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선 민주당 측 고발장이 접수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27일 고발인인 민주당 측 대리인을 불러 고발 취지·배경 등을 조사했다. 하 의원도 같은 날 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다만 9일밖에 남지 않은 대선 투표일 이전에 가시적인 수사 성과가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로선 대선 이전에 수사를 본격화할 경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전 난무한 고소·고발전이 결국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후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정치권을 들쑤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사건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다. 늦어도 11월 9일 이전에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주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무더기 고소·고발전을 바라보는 법조계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수북이 쌓이는 고소·고발장은 철저한 검증·확인 작업이 배제된, '아니면 말고'식의 '흑색선전'이나 폭로전의 방증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설익은 의혹을 제기하고 상호 간 정치 공방을 벌이다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것은 우리 정치권이 그동안 반복해온 고질적인 행태"라며 "정치권 스스로 그토록 비판하는 검찰 권력 비대화를 자초하는 셈"이라고 짚었다.

lucho@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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