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시위에 따른 정국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최저임금을 60% 인상하고 연내에 지방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주관하는 국영 VTV의 주간 TV 쇼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최저임금이 60% 인상된다면서 근로자들이 매달 식품 보조금을 포함해 최소 20만 볼리바르를 더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상되는 최저임금은 암시장 환율로 약 50달러 수준이다.
마두로 행정부가 세 자릿수에 달하는 물가상승 속에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7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6년 전 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시작한 160만 채 무상주택 사업 기념식에서 수백 명에게 아파트 키가 지급되는 장면도 지켜봤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연기된 지방선거가 올해 하반기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23개 주의 주지사를 새로 뽑는 지방선거는 원래 작년에 실시될 예정이었다. 여론조사를 보면 현재 여당 소속 주지사가 20곳에 달하지만 새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대다수 지역에서 야당이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방선거가 실시되려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 합법화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선거 절차가 시작되기를 열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문제는 올해 선거가 치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석유를 빼앗고 쿠데타를 실행하기 원하는 극단주의자들의 손안에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온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내년 말로 예정된 대선을 앞당겨 지방선거 등과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는 반정부 시위에 따른 정국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교황의 중재 제안도 환영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내가 대화를 이야기하면 그들(야당)은 공포에 질려 도망칠 것이다. 그들(야당)은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나는 교황의 발언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시티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7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주간 미사를 집전하면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모든 사회 주체들에게 향후의 모든 형태의 폭력을 피할 것을 호소한다"면서 교섭에 의한 해결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바티칸은 명확한 조건 아래 기꺼이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며 "모든 주체가 인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지지자들은 경제난 속에 최근 대법원의 의회 입법권 대행 시도와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야권 지도자의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에 대해 독재를 위한 쿠데타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반정부 시위대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정부 시위와 약탈 등으로 최소 29명이 사망하고 약 500명이 다쳤다. 1천500여 명이 폭력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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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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