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후 100일간 시행한 통상정책이다.
트럼프 정부 통상정책의 기본방향은 '공정무역'이다. 그러나 트럼프식 공정무역이 사실은 무역제재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무역협회의 '미국 통상정책에 나타난 공정무역 개념 검토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3월 내놓은 '2017년 대통령 통상정책의제'에서 공정 또는 불공정이라는 단어는 28번 언급됐다.
2011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2회,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3회 언급됐던 것보다 10배 안팎 늘어난 횟수다.
또 교역대상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공세적으로 대처할 것을 천명했다.
문제는 미국이 주창하는 '공정무역'의 의미다.
공정무역의 이론적 정의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교역 당사국이 상호 결과의 균등을 가져오는 기회의 균등이 부여된 상태에서 거래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 수출기업에 공평한 경쟁의 기회가 보장되지 않거나 무역으로 인해 미국에 불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 불공정무역으로 간주했다.
트럼프 정부가 대표적 불공정무역으로 지목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미국의 무역적자가 주된 이유다.
미국이 국내법에서 처음 공정무역의 개념을 도입한 것은 1974년 통상법 제301조에서다.
이 법은 외국의 행위, 정책, 관행이 비합리적이거나 차별적이고 미국의 상거래에 부담을 주거나 제한하는 경우 USTR이 재량적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법 301조는 이후 '슈퍼 301조', '스페셜 301조'로 진화하며 미국 정부의 무역제재 권한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관세법이나 무역특혜연장법상 '불리한 가용 정보'(AFA)나 '특정시장상황'(PMS) 규정을 통해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AFA는 미국 조사당국의 자료 등 요청에 기업이 충실히 응하지 않았을 때, PMS는 수입국의 시장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판단될 때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다.
보고서는 "미국은 국제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정무역의 기준과 개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보호주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미국의 일방적 무역제재조치로 피해를 보는 국가들이 공조해 부당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른 나라도 불공정 무역관행의 개념을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자통상규범 차원에서 공정무역의 개념을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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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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