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료보험이 쟁점…작가료 체납 불공정 개선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영화·방송의 시나리오·대본을 담당하는 작가들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작가조합(WGA)는 전날 소속 회원 작가들에게 메모를 통해 "2일 총파업에 돌입할 준비하라"고 통보하면서 "협상은 마감시간을 넘겨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작가조합과 방송영화제작가연합(AMPTP)는 현재 무릎을 맞대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의견차가 현격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마감시간은 2일 낮 12시 1분이다.
작가조합은 지난달 18일에서 24일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벌여, 투표 참여자의 96%가 파업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10년 만에 작가 총파업에 직면할 전망이다.
앞서 할리우드는 지난 2007년 1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100일간 작가들이 총파업에 나서면서 영화·드라마·쇼 프로그램 제작에 큰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양측 간 최대 쟁점은 보수와 의료보험이다. 작가들은 할리우드가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 보수 인상과 의료보험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주요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지난해 510억 달러(약 58조 1천65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작가료 지불을 체납하는 불공정 관행이 성행해 제때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작가조합은 지적했다.
특히 이번 작가들의 총파업 움직임은 작가라는 직업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비롯된 측면도 크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전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 신흥 강자들이 진출하면서 TV 미니시리즈들의 분량이 22∼24편에서 8∼12편으로 급격히 줄어 작가들의 수입이 현격히 줄었다. 작가들의 보수는 보통 에피소드 1편을 기반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종인 작가들로서는 해마다 뛰는 의료비는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협상이 결렬돼 작가들이 총파업에 나선다면 올해 예정된 주요 영화들의 개봉이 늦춰지고 방송 편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프로그램 재방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2007∼2008년 파업의 여파로 '엑스맨 탄생: 울버린'과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등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서사구조가 튼실하지 못하다는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도 작가조합의 총파업을 지지하고 나선 상태다.
한편, 미국의 싱크 탱크인 밀켄 연구소(Milken Institute)는 작가들의 총파업으로 21억 달러(2조3천95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jongwoo@yna.co.kr
(끝)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