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따로 주가 따로 왜'…부진기업이 더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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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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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확정된 실적보다 미래 기업가치에 더 민감"
게임빌 예상 밖 영업손실에도 4월 53% 급등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실적이 오르면 주가도 함께 올라갈까?

올해 1분기엔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기업이 오히려 주가가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리 알려지거나 이미 확정된 실적보다 앞으로 업황이나 실적개선 가능성 등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주가가 종종 현재의 기업가치뿐만 아니라 미래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중 실적 추정치 또는 잠정 실적이 상향된 상장사의 주가 상승률이 하향된 상장사보다 오히려 낮았다.

코스피 상장사 중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연초 추정치보다 최근 추정치나 발표된 잠정실적이 상향된 기업 상위 20곳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9.20%였다.

반면 추정치가 하향되거나 적자전환 또는 적자가 확대된 기업 상위 20곳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1.04%였다.

삼성SDI의 경우 연초 시장 추정 영업손실이 193억원이었으나 최근 6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럼에도 삼성SDI의 주가는 작년 말 10만9천원에서 지난달 27일 13만6천원으로 24.77%가량 뛰었다.

삼성SDI의 경우 실적 부진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출시지연과 비수기 진입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는 데다 2분기 이후 수익성 개선 등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임빌의 경우 연초 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점쳐졌다가 최근들어 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지만, 게임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가는 오히려 4만8천700원에서 7만4천300원으로 52.57% 상승했다.

실적이 하향된 기업 20곳 중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7곳에 불과했다.

반대로 연초 5천3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두 배에 가까운 1천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LG디스플레이는 주가가 오히려 5.09% 떨어졌다.

패널 가격 고점 논란과 중국발 증설 우려에 따른 업황 악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대한유화도 연초 추정치보다 46.3% 증가한 영업이익을 냈지만, 주가는 27만5천500원에서 24만2천원으로 12.16% 하락했다.

풍산(-0.86%), 삼성생명(-2.22%), 동원산업(-7.70%), 롯데케미칼(-4.74%)도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음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연초 추정치보다 영업이익이 175.5%로 증가한 LG전자는 40.12%, 실적이 예상보다 44.4% 개선된 LG이노텍은 47.62%, 실적 증가율이 95.6%인 SK하이닉스는 19.91%의 주가 상승률로 실적 개선의 덕을 봤다.

chomj@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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