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크라운’ 오세근 “나도 모르게 눈물이…동료들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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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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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사진=KBL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잠실) = 손가락에 이어 흉부 미세 골절까지 부상을 당한 몸이었다. 경기 전 진통제를 맞고 투혼을 불살랐다. 호흡도 어려운 상황에서 골밑을 지켰다. 그 결과는 짜릿하고 달콤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대들보 오세근(30)이 프로농구 사상 두 번째로 정규리그, 올스타전,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인삼공사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6차전 서울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88-86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한 인삼공사는 2011-2012시즌 이후 5년 만에 프로농구 왕좌에 다시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그 중심에는 오세근이 있었다.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과 슈터 이정현, 포워드 양희종이 펄펄 날 수 있었던 비결은 오세근의 존재감이었다. 상대 외국인 선수 마이클 크레익은 오세근의 벽에 막혀 힘을 쓰지 못했다. 오세근은 우승을 확정지은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안고도 21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세근은 우승과 함께 MVP의 주인공이 됐다. 플레이오프 MVP 투표 결과 총 87표 중 77표의 압도적인 표를 얻어 MVP에 등극했다. 오세근은 정규리그와 올스타전에 이어 플레이오프 MVP까지 석권하며 2007-2008시즌 원주 동부의 우승을 이끈 김주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오세근은 경기를 마친 뒤 MVP 수상에 대해 “혼자만 잘해서 받은 것이 아니다. 양희종, 이정현, 사이먼을 포함해 동료들을 대신해 받은 상”이라며 “의미 부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올해 운이 좋았다. 선수들간 호흡이 워낙 좋아서 많은 도움을 받아 이런 상까지 받은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쌍둥이 아빠로, 또 남편으로 책임감 때문에 이번 시즌 힘을 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세근은 통합우승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쏟았다. 힘겨운 시간을 이겨낸 감격적인 눈물이었다. 오세근은 “우승을 해도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 내가 은근히 마음이 여리다. 감수성도 풍부하다”며 “짧은 기간 롤러코스터 같은 농구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눈물이 난 것 같다”고 가슴 뭉클했던 순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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