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우승샷의 비밀 "비시즌 연마했던 왼쪽 돌파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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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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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감독의 작전 변경과 동료들의 적극적인 스크린도 한 몫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 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86-86, 팽팽히 맞선 경기 종료 5.7초 전 인삼공사의 이정현이 공을 잡았다.

이정현은 마크맨 임동섭을 왼쪽 드라이빙으로 제친 뒤 골 밑으로 질주, 레이업 슛을 터뜨리며 극적인 우승샷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현의 마지막 슛엔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경기 후 이정현은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작전 타임에서 김승기 감독님이 2대2 공격을 주문하셨는데, 내가 1대1 돌파로 마무리하겠다고 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김승기 감독님이 날 믿어주셔서 작전을 급선회했고, 득점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정현의 위닝샷엔 주변 선수들의 헌신적인 스크린도 녹아 있었다.

그는 "(양)희종이 형이 스크린을 펼쳐 도움 수비를 막았고, 오세근이 골 밑에서 김준일의 블록 시도를 막아줬다. 감독님의 믿음과 두 선수의 도움이 없었다면 마지막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동섭을 상대로 왼쪽으로 파고들었던 이유에 관해선 "그동안 삼성을 상대로 1대1 돌파를 시도했을 때, 항상 오른쪽을 막더라"라며 "올 시즌을 앞두고 스킬 트레이닝 센터에서 집중적으로 왼쪽 드라이빙 훈련을 했는데, 그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 날 이정현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가 부상으로 낙마한 뒤 포인트 가드 역할을 맡으면서 공을 잡는 시간이 늘어났고, 삼성의 집중 수비가 이어지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는 "경기 전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느껴졌다"라며 "1쿼터부터 3쿼터까지 매치업 상대를 여러 차례 놓치는 등 실수를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대체 외국인 선수 마이클 테일러가 2,3쿼터에 많이 뛰어주면서 힘을 비축했고, 4쿼터에 모든 힘을 쏟아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몸 상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그는 1차전에서 상대 팀 이관희와 물리적 충돌을 빚은 뒤 원정 경기마다 엄청난 야유에 시달렸다.

이정현은 "내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티 안 내려고 노력했다. 반성을 많이 했고, 앞으론 성숙한 플레이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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