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비용 운운하던 美, 한국 포함 아·태지역 통합MD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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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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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평양사령관 "한국-일본-호주 통합 BMD체계 구축"
국방부 "MD 참여 안 해"…일각선 "美압박 견뎌낼 수 있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한바탕 논란을 불러온 미국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통합 MD(탄도미사일방어)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본격 공론화하는 양상이다.

통합 MD 계획은 미국 태평양사령부에서 총대를 메고 슬슬 군불을 때는 분위기이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태평양사령부는 일본, 한국, 호주와 완전한 통합 BMD(MD)체계를 구축하는 목표와 인적 협력, 정보공유를 향상하도록 계속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미군 요직에 있는 인사가 국가명을 거명하면서 아태지역 통합 MD 구축 계획을 밝힌 사례는 이례적이다. 미군 및 국방 당국 인사들은 이번 해리스 사령관의 발언을 필두로 아태지역 통합 MD 구축 계획을 자주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를 명분으로 아태지역 통합 MD 구축을 추진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간 미국이 추진 중인 MD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가 미국의 MD계획 일환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통합 MD 하고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MD체계의 참여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민구 국방부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사드 배치로 인해 우리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편입할 계획은 없다고 여러 차례 설명해왔다.

하지만, 이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 배치 비용 10억 달러(1조1천300억원) 한국 부담' 발언에서 보듯이 미국의 통합 MD 참여 압박이 현실화된다면 마냥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고 한 군사전문가는 3일 우려했다.

현재 한미일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3국의 MD체계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한 방편에서 이뤄지는데 미국이 언젠가는 실질적인 체계 통합 방안을 꺼낼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미국의 MD 체계 통합에 참여한다면 중층 고도(40㎞이상) 이상의 방어체계를 구성하는 대공미사일 등 첨단 전력을 구매하거나 통합 MD 연습, 운영유지비 부담 가능성 등으로 사드 배치 비용 이상의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미국의 글로벌 MD체계 구축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우리 군은 고도 40㎞ 이하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2020년 초반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KAMD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철매-Ⅱ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등이 핵심전력이다.

사거리 500㎞ 이상의 SM-3 대공미사일을 도입해 이지스 구축함에 배치해야 한다는 여론에 군이 쉽게 응하지 않은 것도 SM-3가 MD체계의 핵심전력이라는 점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우리 군의 이런 입장에도 한미일 MD 통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2월 미국 전략사령부 주관으로 열린 다국적 탄도미사일 방어연습인 '님블 타이탄 16' 워게임에서는 처음으로 우리와 일본을 한편으로 해 북한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위협에 대응한 정보공유 연습을 하도록 했다.

이런 연습은 결과적으로 아태지역 통합 MD 구축 일환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통합 MD 구축에 결연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의 통합 MD 구축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 이들 국가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군과 러시아군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회 국제안보회의(MCIS)의 MD 시스템 주제 원탁회의에서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글로벌 MD 시스템 구축을 위한 포석을 까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보면 중·러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읽게 해준다.

이에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김성걸 박사는 "미국이 MD 체계 간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 "지금 미국 쪽에서 나온 이야기를 보면 체계상의 통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threek@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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