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강영훈 기자 = 세월호 선내 수색과정에서 작업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펄(진흙)이다.
최대 높이 3m가 넘는 펄을 헤집고 들어가 직접 퍼내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전남 목포 신항 세월호 선내 수색현장에서는 드러누운 선체의 하늘 방향인 우현 3∼4층에서 펄이 담긴 포대를 크레인이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선내에 들어간 수색팀이 진입로 곳곳을 막고 있는 펄을 손으로, 혹은 모종삽으로 일일이 퍼내 담은 1t들이 포대(톤백·ton bag)다.
크레인이 포대를 부두 위 작업대 위에 올려두자 작업자들은 그 밑을 잘라 펄을 쏟아낸 뒤, 물을 흘려 내용물과 펄을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
선내 수색이 시작된 지난달 18일부터 보름 동안 수거한 펄의 양은 하루 평균 80∼100포대씩이다.
단순 계산하면 1천200∼1천500포대, 즉 1천200∼1천500t의 펄이 수거된 셈인데, 사실 이런 식으로 펄의 무게를 가늠할 수는 없다.
포대는 펄이 절반도 채 담기지 않은 것부터 3분의 2 이상 들어차 있는 것까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 3년간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 잠겨 있던 세월호가 머금은 펄의 무게는 추정이 불가능할까.
선내정리 업체인 코리아쌀베지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 당시 추정된 무게를 바탕으로, 펄의 무게를 어느 정도까지는 계산할 수 있다.
세월호의 총 무게는 1만7천여t으로 추정됐다.
선체 중량 6천200여t, 화물 최대 3천여t, 리프팅빔 및 받침대 1천500∼2천여t, 인양 과정서 수거한 펄 최대 1천여t 등 1만2천여t이 포함된 무게다.
추정됐던 세월호 총 무게에서 1만7천t에서 1만2천t을 빼면 선내에 남은 펄과 물의 무게는 5천여t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코리아쌀베지의 설명이다.
다만 선내에는 수백 개에 달하는 매트리스가 바닷물을 머금고 있는 등 정확한 양을 알 수 없는 많은 물이 있어 펄과 물의 무게를 각각 추정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류찬열 코리아쌀베지 대표는 "선체 중량은 '경하 중량' 즉, 고철의 무게로 추정하고, 화물은 기사가 화물량을 속였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최대치로 추정해야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18일을 기준으로 3개월 이내에 객실이 있는 3∼4층과 승객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N데크'(5층)까지 펄을 제거하고 수색을 마치는 것이 목표"라며 "제거한 펄의 분류 작업도 면밀히 진행해 미수습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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