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슈퍼루키' 박성현(24)은 국내 무대에서 최강의 버디 사냥 능력을 보였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박성현은 라운드당 4.67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18홀에서 5개의 육박하는 버디를 잡아낸 꼴이다.
박성현이 지난해 세운 라운드당 평균 버디 4.67개는 KLPGA투어에서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KLPGA투어에서 라운드당 평균 버디 4개는 아무도 넘보지 못했다. 박성현 이전에 최고 기록은 지난 2009년 서희경이 세운 3.89개였다.
박성현은 2015년에는 사상 최초로 시즌 버디 300개 고지도 돌파했다.
이런 버디 사냥 능력은 LPGA투어에 진출해서도 여전하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 LPGA투어에서 라운드당 4.7개꼴로 버디를 뽑아냈다.
이 부문 1위 렉시 톰프슨(미국)의 4.77개에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라운드당 버디를 4.7개 넘게 잡아낸 선수는 톰프슨과 박성현 둘밖에 없다.
올해 7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포함해 7차례 모두 톱10에 드는 놀라운 상승세를 탄 상금랭킹 1위 유소연(27)도 라운드당 버디는 4.61개로 박성현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LPGA투어에서 라운드당 4개 이상 버디를 뽑아낸 선수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전인지(23), 김세영(24) 등 4명뿐이었다.
한마디로 박성현의 버디 사냥 능력은 최정상급이라는 얘기다.
박성현의 버디 사냥 능력의 밑천은 장타력이다.
박성현은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부문 4위(274.9야드)에 이름을 올려놨다.
톰프슨(276야드), 브리타니 린시컴(275.2야드)과 큰 차이가 없다.
장타자는 더 수월하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박성현은 국내에서 뛸 때도 장타력 덕에 그린 적중률에서 독보적이었다.
지난해 그린 적중률은 무려 79.72%로 2위 조윤지(25)보다 2.78% 포인트 높았다.
올해 LPGA투어에서도 박성현은 그린 적중률 12위(75.9%)를 달리고 있다.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하다. 국내보다 대개 전장이 길고 낯선 코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높은 그린 적중률은 많은 버디를 잡아내는 원동력이다.
높은 그린 적중률과 많은 버디 덕에 박성현은 선수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3위(69.33타)에 올랐다.
이 부문 1위는 유소연(68.57타), 2위는 박인비(69.25타)이다.
그러나 박성현의 약점은 그린 플레이로 나타났다. 박성현은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팅에서 48위(1.78개)로 밀렸다.
버디 기회를 만들어놓고도 잘 살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부문 2위 박인비(1.7개)보다 한참 뒤처졌다.
LPGA투어 대회 코스 그린은 국내보다 훨씬 빠르고 단단하다. 경험이 해결책이라는 분석이다.
박성현은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지만 6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입상하는 등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금랭킹 12위(31만2천 달러)에 신인왕 레이스 포인트에서도 2위 에인절 인(미국)에 더블 스코어 가까운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승 트로피다.
박성현의 첫 우승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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