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3일(현지시간) 대통령 기념관 부지인 시카고 남부 잭슨공원 내 사우스쇼어 문화센터에서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과 지역 사회 리더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고, 2021년 개관을 목표로 한 현대적 양식의 복합 석조 건축물 '오바마 센터' 개념설계도를 공개했다.
뉴욕의 부부 건축가 토드 윌리엄스(74)와 빌리 티엔(68)이 설계를 맡은 '오바마 센터'는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8년간 기록물이 전시될 박물관과 도서관, 공연장 등 3개 동의 밝은 색 석조 건물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정원, 어린이 놀이공간, 운동장 등이 조성된다.
본관 역할을 하게 될 박물관 건물이 7~8층 높이로 가장 높고, 단층으로 설계된 도서관과 공연장 건물 옥상에는 미시간호수와 연못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정원을 꾸밀 예정이다.
3개 동 건물 연면적은 1만9천~2만1천㎡로, 2013년 텍사스 주 댈러스에 개관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기념관 규모와 같거나 약간 더 크다고 설계팀은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곳, 뒤가 아닌 앞을 보는 곳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센터 건립을 총괄하는 오바마 재단 측은 "방문자들에게 단지 추억만 주는 곳이 아니라 지역사회 변화를 창출할 실제적인 도구가 되도록 하겠다"며 "시카고 남부에 기반하고 있으나 파트너십·다양한 프로그램·디지털 이니셔티브즈 등을 통해 미 전역과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 5억 달러가 투입돼 지어질 오바마 센터가 유서 깊은 시민공원 잭슨공원의 잠재력을 백분 표출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디자인한 19세기의 전설적인 조경가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가 '현대 도심 공원' 비전을 갖고 설계한 2㎢ 규모의 잭슨공원은 1893년 세계 만국박람회가 열렸던 곳이며 곳곳에 조성된 연못과 정원, 기념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카고 시는 잭슨공원 내 시립 골프장 2개를 전장 7천300~7천600 야드의 18홀짜리 정규 코스와 9홀 파3 코스로 구성된 미 프로골프(PGA) 챔피언십 대회 개최가 가능한 특급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공사를 조만간 착공해 2020년 개장할 계획이다.
골프장 재설계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개인적인 부탁으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맡았으며, 이 골프장의 1번 홀 티박스는 오바마 센터 본관 건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부부는 '오바마 센터' 건립 부지로 저소득층 흑인 밀집지구에 있는 '워싱턴공원'과 미시간호변의 '잭슨공원'을 저울질하다가 작년 7월 잭슨공원을 선택했다.
시카고 남부 일부 주민들은 오바마 대통령 센터 건립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대시설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금 부담에 대한 불만, 개발과 함께 주거비용이 상승하면서 원주민들이 동네를 떠나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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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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