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셰프이자 요리연구가인 댄 바버의 저서 ‘제3의 식탁’을 보면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농장에서 식탁으로’라는 뜻인데, 농장에서 직접 기른 신선한 식재료를 식탁에 올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이나 호주, 이탈리아에서는 팜 투 테이블을 추구하는 레스토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 레스토랑은 개별적인 농장을 소유하고 있어 요리에 들어가는 채소 정도는 거뜬히 자급자족한다.
농장을 소유하지 않은 레스토랑은 근거리에 있는 농장과 계약을 맺고 원하는 작물을 심어 공급받는다.
최근 우리나라 서울 도심에 위치한 몇몇 레스토랑도 옥상이나 빈터를 활용해 도시텃밭을 만들고, 직접 기른 채소를 요리에 활용하는 등 팜 투 테이블을 실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팜 투 테이블 시스템을 보며 문득 우리 농촌의 ‘농가맛집’이 떠올랐다. 농가맛집은 농업인이 식재료를 생산하고 직접 운영하며, 향토음식으로 지역의 음식문화를 계승하거나 독창적인 메뉴로 음식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농촌진흥청은 2007년부터 향토음식자원화사업으로 농촌형 외식사업장인 농가맛집을 육성·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등록된 전국 농가맛집은 총 117곳에 이른다.
농장에서 식탁까지를 실천하는 레스토랑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신선한 식재료로 재료 본연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낸다는 점이다.
둘째, 식재료의 유통과 보관기간이 짧아 손실되는 부분이 최소화돼 재료 손질 과정에서 버려지는 양이 적다는 것이다.
셋째, 직접 기른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맛있다는 믿음을 주고 다시 찾고 싶은 집으로 기억된다.
최근 농가맛집은 ‘집밥’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입을 즐겁게 하는 자극적인 맛으로 손님을 모으는 도심의 식당과 달리, 소박하지만 영양의 균형도 갖추고 있는 데다 밥상을 차려낸 사람의 정성까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농가맛집은 찾아가는 길부터 흥미롭다. ‘큰 느티나무 옆에 있는 한옥집’, ‘마을회관에서 모퉁이를 돌면 나오는 이층집’, ‘항아리 많은 집’처럼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설렘과 기대감이 먼저 든다.
찾아가다 모를 때에는 지나가던 주민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이 또한 소소한 재미가 있다. 낯선 이의 방문을 반갑게 여기며 신나게 설명해주는 모습이 도시에서 만난 사람과 다른 정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창밖으로 펼쳐진 농촌풍경을 배경 삼아 먹는 맛도 남다르다. 바쁜 시대를 살아가며 집밥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 현대인에게 정신적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곳으로 농가맛집만 한 곳도 없는 듯하다.
농가맛집은 큰 범주 안에서 보면 외식에 포함되지만 일반 음식점과는 다르다. 직접 농사짓거나 지역에서 생산한 쌀로 지은 차진 밥, 내림손맛으로 담근 장, 텃밭에서 갓 따온 푸성귀 등을 기본으로 집집마다 특색을 담아 차려낸 밥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반찬마다 주인장이 손수 키운 농작물과 손맛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음식을 먹을 때면 넌지시 다가와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니 맛은 두 배가 된다. 다음 손님을 받기 위해 자리를 재촉하는 법도 없으니 맛을 음미하며 식사할 수 있다.
우리의 농가맛집은 도시민이 농촌과 교감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집에 따라서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 가능해 농가 고유의 손맛을 배울 수 있다.
그동안 잘 몰랐던 지역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만들고 맛보면 향토음식을 재발견하게 되는 것은 물론 농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농가맛집은 경기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이번 봄 여행주간에 농가맛집을 테마로 미식여행을 계획해도 좋다. 농가맛집에 대한 정보는 ‘농사로’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역의 먹거리를 소비하는 일은 미식과 건강을 위한 선택이자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유통방식이기도 하다.
로컬푸드를 통해 지역의 얼굴 있는 먹거리가 사랑받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줄인 유통구조가 주목받고 있듯이, 농가맛집은 사라져가는 지역 고유의 식재료와 이를 이용한 음식의 명맥을 잇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또 우리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록이 무르익는 계절이다. 농업인의 진정성을 담은 손맛과 슬로푸드가 있는 농가맛집에서 이 계절을 느껴보면 어떨까.
미국이나 호주, 이탈리아에서는 팜 투 테이블을 추구하는 레스토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 레스토랑은 개별적인 농장을 소유하고 있어 요리에 들어가는 채소 정도는 거뜬히 자급자족한다.
농장을 소유하지 않은 레스토랑은 근거리에 있는 농장과 계약을 맺고 원하는 작물을 심어 공급받는다.
팜 투 테이블 시스템을 보며 문득 우리 농촌의 ‘농가맛집’이 떠올랐다. 농가맛집은 농업인이 식재료를 생산하고 직접 운영하며, 향토음식으로 지역의 음식문화를 계승하거나 독창적인 메뉴로 음식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농촌진흥청은 2007년부터 향토음식자원화사업으로 농촌형 외식사업장인 농가맛집을 육성·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등록된 전국 농가맛집은 총 117곳에 이른다.
농장에서 식탁까지를 실천하는 레스토랑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신선한 식재료로 재료 본연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낸다는 점이다.
둘째, 식재료의 유통과 보관기간이 짧아 손실되는 부분이 최소화돼 재료 손질 과정에서 버려지는 양이 적다는 것이다.
셋째, 직접 기른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맛있다는 믿음을 주고 다시 찾고 싶은 집으로 기억된다.
최근 농가맛집은 ‘집밥’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입을 즐겁게 하는 자극적인 맛으로 손님을 모으는 도심의 식당과 달리, 소박하지만 영양의 균형도 갖추고 있는 데다 밥상을 차려낸 사람의 정성까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농가맛집은 찾아가는 길부터 흥미롭다. ‘큰 느티나무 옆에 있는 한옥집’, ‘마을회관에서 모퉁이를 돌면 나오는 이층집’, ‘항아리 많은 집’처럼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설렘과 기대감이 먼저 든다.
찾아가다 모를 때에는 지나가던 주민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이 또한 소소한 재미가 있다. 낯선 이의 방문을 반갑게 여기며 신나게 설명해주는 모습이 도시에서 만난 사람과 다른 정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창밖으로 펼쳐진 농촌풍경을 배경 삼아 먹는 맛도 남다르다. 바쁜 시대를 살아가며 집밥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 현대인에게 정신적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곳으로 농가맛집만 한 곳도 없는 듯하다.
농가맛집은 큰 범주 안에서 보면 외식에 포함되지만 일반 음식점과는 다르다. 직접 농사짓거나 지역에서 생산한 쌀로 지은 차진 밥, 내림손맛으로 담근 장, 텃밭에서 갓 따온 푸성귀 등을 기본으로 집집마다 특색을 담아 차려낸 밥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반찬마다 주인장이 손수 키운 농작물과 손맛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음식을 먹을 때면 넌지시 다가와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니 맛은 두 배가 된다. 다음 손님을 받기 위해 자리를 재촉하는 법도 없으니 맛을 음미하며 식사할 수 있다.
우리의 농가맛집은 도시민이 농촌과 교감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집에 따라서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 가능해 농가 고유의 손맛을 배울 수 있다.
그동안 잘 몰랐던 지역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만들고 맛보면 향토음식을 재발견하게 되는 것은 물론 농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농가맛집은 경기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이번 봄 여행주간에 농가맛집을 테마로 미식여행을 계획해도 좋다. 농가맛집에 대한 정보는 ‘농사로’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역의 먹거리를 소비하는 일은 미식과 건강을 위한 선택이자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유통방식이기도 하다.
로컬푸드를 통해 지역의 얼굴 있는 먹거리가 사랑받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줄인 유통구조가 주목받고 있듯이, 농가맛집은 사라져가는 지역 고유의 식재료와 이를 이용한 음식의 명맥을 잇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또 우리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록이 무르익는 계절이다. 농업인의 진정성을 담은 손맛과 슬로푸드가 있는 농가맛집에서 이 계절을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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