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자체 제작한 중대형 여객기가 개발 9년 만에 첫 시험 비행에 나선다. 중국이 유럽 에어버스, 미국 보잉이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항공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중국의 항공기업체인 중국상용항공기(코맥·COMAC)에서 자체 제작한 중대형 여객기 'C919'가 5일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국내외 항공업계 관계자와 공산당 고위 인사, 언론 등을 초청해 C919의 시범 비행 행사를 연다고 신경보 등 현지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C919는 중국이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과 경쟁하기 위해 2008년부터 개발해온 중대형 여객기다. 좌석 수는 이코노미석만 배치하면 168석, 혼합형의 경우 158석이며, 고밀도로 좌석을 설치하면 174석을 배치할 수 있다.
C919라는 이름은 중국의 영문명 'CHINA'와 코맥의 이니셜을 딴 'C', 영원하다는 의미의 천장지구(天長地久)의 끝 자와 중국어 발음이 같은 '9', 190석을 의미하는 '19'를 조합해 붙여졌다.
지난 2008년부터 연구제작에 돌입해 2015년 11월 첫 출고됐다. 그동안 모두 118개 항목의 테스트를 거쳐 지난 3월 전문가 기술평가를 통과해 4월 시험비행 허가를 얻었다. 이번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오는 2019년부터 노선에 정식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맥은 C919가 경쟁 기종보다 최고 속도와 연료 소모량, 최대 항속 거리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C919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모두 23개 바이어로부터 570대를 선주문받았다. 여기에는 중국 남방항공, 동방항공, 하이난항공 등 자국 항공사를 비롯해 미국 GE 캐피털항공서비스(GECAS), 독일 푸런에어와 태국 시티에어웨이 등이 포함됐다.
'제조업 강국'을 제창하는 중국은 지난 2008년 코맥을 설립하며 자국 항공산업 육성에 주력해왔다. 코맥이 앞서 자체 개발한 소형 제트여객기종 'ARJ21'은 이미 실제 노선에 투입된 상태다. 코맥은 ARJ21, C919 외에 최대 350석 규모의 대형여객기 C929도 개발 중에 있다.
코맥이 보잉,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항공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전 세계 항공기 시장은 'A·B·C'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ABC는 각각 에어버스·보잉·코맥의 이니셜이다.
코맥의 급성장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보잉과 에어버스에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내 항공기 수요는 코맥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자체 보고서를 통해 향후 20년간 중국에서 신규 항공기 수요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국제항공운수협회도 2024년 탑승객 수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 항공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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