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생산량 61년 만에 최저…뒤안길로 사라지는 ‘국민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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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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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지난해 국내 석탄생산량이 61년 만에 최저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석탄소비 역시 62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광복 이후 대표적인 국민연료이자, 산업발전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던 석탄은 1980년대 중후반 고속성장과 아파트 보급, 기름‧가스공급 확대 등으로 사용처가 점차 사라지면서 관련 산업도 하향길로 접어들었다.

석탄산업의 종말은 예전부터 예고됐지만, 만성적자로 어려움을 겪는 공기업이 아닌 민간을 중심으로 기간산업의 명맥 유지 필요성도 제기된다.

4일 대한석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생산량은 172만6000t으로 1956년(181만5000t) 이후 가장 낮았다.

석탄 생산량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다 1988년(2429만5000t)을 정점으로 줄었다. 1992년에는 28년 동안 유지되던 ‘1000만t 생산’도 무너졌다.

1980년대 후반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원화)’을 등에 업고 한국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한 영향이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기름보일러, 가스보급이 대중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연탄사용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1986년 석탄생산량의 99.9%가 민수용으로 사용될 정도여서 민간의 연탄사용 감소는 석탄산업의 축소를 예고했다. 산업용 석탄은 2010년부터 이용되지 않으며, 발전용 역시 같은 해 100만t 아래로 떨어지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

지난해 국내 석탄의 전체 소비량은 149만5000t으로 1955년과 같은 수준이다.

석탄생산과 소비가 급감하면서 대한석탄공사는 만성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지난해 설립 66년 만에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국내 공기업이 폐업하는 첫 사례다.

정부는 폐업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구조조정과 직원도 지속적으로 감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탄광도 폐광해 가기로 했다.

단 국내에서 여전히 연탄 사용 가구가 적잖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연탄은행에 따르면 현재 연탄사용 가구는 16만8000여 가구로 추정된다.

또 수익성이 낮다고 국내 기간산업 하나를 완전히 멸종시킨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석탄산업의 축소는 불가피하지만 완전히 발을 빼면 국내 연탄소비자 부담은 늘어나고, 국내 기간산업 하나를 잃어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에서 적자가 우려되면 최대한 빨리 폐업시키고, 민간을 중심으로 국내 양질의 탄광 2곳만 유지하게 되면 국내 연탄공급량을 맞출 수 있고, 국내 탄광능력과 기술자 명맥을 유지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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