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 출신 28세 신인' 조용호 "자신감은 내가 일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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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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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화전에서 개인 첫 멀티히트+타점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0-1로 뒤진 5회말 무사 1루,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 김성현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대기 타석에는 '1할타자' 조용호(28)가 있었다.

힐만 감독은 눈에 보이는 성적이 아닌, 조용호의 열정과 감각을 믿었다.

매서운 눈으로 마운드 위 안영명을 바라보던 조용호는 2구째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가 중견수를 넘어가는 걸 확인한 순간, 조용호는 오른팔을 들었다.

조용호의 인내와 힐만 감독의 신뢰가 만든 귀한 적시타였다.

SK는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한 '1번타자' 조용호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조용호는 20타수 2안타, 타율 0.100에 그쳤다. 타점은 없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1번타자 중견수로 조용호를 기용했다.

조용호는 "감독님께서 이렇게 기회를 주시는데 오늘도 못 치면 다신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경기 중에도 힐만 감독은 조용호에게 기회를 줬다.

희생번트 상황을 떠올리던 조용호는 "감독님께서 정말 나를 믿어주신다는 걸 또 느꼈다. 무척 중요한 상황인데도 '부담 느끼지 말고 자신 있게 치라'고 조언해주셨다"며 "그동안 너무 조급했다. 2군에서 보여준 스윙이 나오지 않았는데, 그 스윙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적시타가 나왔다"고 웃었다. 안도감이 담긴 미소였다.

그는 이날 1회말 유격수 옆 강습 안타, 7회 우익수 쪽 2루타도 쳤다. 1군 무대 개인 첫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였다.

조용호는 "이제 부담감을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조용호는 늦깎이다. 야구 인생의 고비 때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야탑고 시절에는 부상이 많아 프로 스카우트 눈에 들지 못했고, 단국대 4학년 때 평가전을 하다 1루수와 충돌해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2011년 8월 열린 신인지명회의에서도 조용호의 이름을 불리지 않았다.

그해 신고선수로도 선택받지 못한 조용호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고, 야구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야구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는 다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고, 김용희 전 SK 감독의 눈에 들어 2014년 입단 테스트를 치르고 SK와 신고선수 계약을 했다.

조용호는 2016년 11월 대만 윈터리그에 참가하다 오른 손바닥(유구골)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2017년 시즌도 그렇게 날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조용호는 2군에서 다시 힘을 쏟았고, 주전 중견수 김강민의 허벅지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파고들었다.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이, 조용호의 심장은 강해졌다.

아직도 주전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조용호는 "제가 자신감 하나는 일등입니다"라고 했다.

힐만 감독도 조용호에게 "자신감 있게 뛰라"고 주문한다.

jiks79@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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