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등 당 일각서 부정적 기류…이르면 내일 비대위 열어 복당 등 논의할듯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정아란 김동현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4일 바른정당 탈당파 12명의 대선 전(前) 복당과 친박(친박근혜)계 징계 해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대선을 닷새 앞두고 보수층 결집을 위해 당내 역량을 최대한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내부 분열의 불씨를 댕길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 집단 탈당 사태에 이러기도, 저러기도 쉽지 않은 딜레마에 놓인 것이 사실이었다.
지겟작대기 하나라도 더 필요한 선거 직전에 12명의 현역 의원이 가세하는 것은 '천군만마'나 다름 없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놓고 갈라선 비박계의 복당을 쉽게 허용하면 당 내분은 물론 지지층 이탈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 의원들이 지난 2일 너도나도 입장문을 내거나 회견을 하고 탈당파들의 복귀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 그런 우려를 키웠다.
이런 반발 속에서 '원대복귀' 대열에 섰던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하루 만에 탈당을 철회했고, 탈당을 유력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같은 당 정운천 의원은 이날 잔류를 공식화했다.
자칫하면 게도 구럭도 잃게 된 홍 후보의 묘수는 불안해하는 탈당파들의 복귀 시기를 앞당겨주는 대신 친박계에도 동시에 당근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우선 탈당파들에게는 각 시도당 입당 심사 절차를 생략해 중앙당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만으로 대선 전 복당 절차를 마무리해주고, 대신 인적청산 과정에서 자진 탈당한 정갑윤·이정현 의원을 함께 복당시킬 것을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동시에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의 당원권 정지 해제의 길을 열어 대선에서 '태극기 표심'의 이탈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홍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 유세에서 "모두 용서하고 하나가 돼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지도부에 "오늘이라도 비대위를 열어서 절차를 모두 정리하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의 요청과 달리 이날 밤까지 비대위 회의가 열리지 않아 홍 후보와 지도부 간 이상기류가 흐르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실제로 열쇠를 쥔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일부 지도부 인사들은 일괄 복당 요구에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복당과 징계 해제를 위한 비대위 소집이 늦춰지고, 밤 늦게까지 홍 후보 측 인사들이 정 대표 등 지도부를 설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일각에서도 이번 제안을 달가워하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친박계에도 '당근'이 주어지기는 했지만, 탄핵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몇몇 의원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친박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옥석을 가려야지 다 받는 것은 안 된다"며 '복당 불가' 리스트로 4명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두고 지도부가 홍 후보와 정면 충돌할 경우 선거 후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은 홍 후보의 뜻대로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좀 더 우세하다.
이철우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가 '돌격 앞으로' 하면 '돌격 앞으로'라고 하는 것"이라며 "(복당 절차 등을) 순조롭게 하지 않으면 해당행위가 되는 것이다. 대선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르면 5일, 늦어도 주말 안에는 비대위 회의를 열어 홍 후보의 요구사항을 처리할 전망이라고 당 핵심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편, 바른정당 탈당파 12명은 이날 점심 모임을 하고 더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국당 복귀를 위해 한몸으로 움직이자는 뜻을 재확인했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 대통합이라는 큰 가치에 몸을 싣기로 했다"며 "우리의 복당에 부정적인 것은 친박 중에서도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했고, 다른 참석자는 "내일이면 잘 풀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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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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