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우리만 알고 있는 놀이터니깐, 이 숲을 비밀 놀이터라고 불러요."
제주시 오등봉 정상 주변 풀밭을 뛰놀던 한 어린이가 선생님(자연 해설사)에게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주변 풀밭에는 나뭇가지를 모아 개성 있는 움막이 만들어졌다. 땀 흘리며 오등봉을 등산하던 아이들의 표정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양은희 생태교육연구소 미살림 대표는 "숲은 많은 자연 재료가 널려 있고 넓은 공간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놀이로 어린이들의 감수성과 예술성을 키우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작은 화산체인 오름과 곶자왈, 생태공원 등 자연 자원의 보고인 제주에서 이를 활용한 숲유치원이 인기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부설 제주환경교육센터 등 단체와 제주도 산림휴양과 한라생태숲 등 기관에서 유치원 원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숲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라생태숲의 경우 2012년부터 도내 유치원을 대상으로 관음사 야영장이나 오름 등지서 숲유치원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환경센터는 환경 교육 30여년 저력을 배경으로 2000년대 초반 숲유치원을 마련, 교육해 오고 있다.
현재는 환경 관련 기관단체로 숲유치원 교육이 퍼졌다.
새 소리 듣기, 지렁이·달팽이 보기, 움막 만들기, 사방 치기 등 놀이를 숲에서 즐기며 자연과 하나가 되고 있다.
자연 재료인 물과 모래, 진흙을 이용한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로 예술적 감성을 키우기도 한다.
제주도는 2016년 절물자연휴양림에 통나무교실과 관찰교실, 놀이광장 등의 숲유치원 체험원을 마련했고 서귀포자연휴양림에는 만남의 장소, 우드칩 놀이 공간 등 7가지 테마체험 공간을 만들었다.
올해는 한라생태숲에 1억4천800만원을 들여 1만㎡ 규모의 유아숲체험원을 조성한다. 이 유아숲체험원은 '숲을 만나고', '숲을 발견하고', '숲과 하나가 되는' 의미로 체험 활동 위주의 공간으로 꾸며진다.
김종갑 한라생태숲 연구사는 "숲유치원은 숲이 교과서가 되고 놀이 자체가 배움이 되는 교육의 장"이라며 "유아숲체험원은 시설이기보다는 공간의 의미가 더 크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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