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트럼프케어, 아직도 아들인지 딸인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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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6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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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美상원 문턱 넘는 데 시간 걸릴 듯
상원 공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미비점 보완 계획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의 현행 건강보험법(ACA·일명 오바마케어)을 대체하는 법안인 '미국건강보험법(AHCA·일명 트럼프케어)'이 재수 끝에 미 하원 문턱을 넘었지만, 최종 입법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4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트럼프케어를 찬성 217표, 반대 213표로 가결 처리한 후 상원으로 넘겼다. 민주당 하원의원 전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전원을 백악관 로즈가든으로 불러 법안 통과를 자축하며 "오바마케어는 죽었다"고 재차 선언하고, 향후 상원 통과를 확신했다.

그러나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기류는 약간 다르다. 오히려 시간을 갖고서 꼼꼼히 검토해, 미비점은 보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5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어떤 법안이든 게시된 지 24시간이 안 된 법안은 의심을 품고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도 아들인지, 딸인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밥 코커(테네시) 상원의원은 "나는 얼마 전에 볼륨을 꺼버렸다. 심지어 하원에서 (트럼프케어가) 처리되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앞으로 상원 규칙대로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는 일반론을 언급한 것일 수도 있지만,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아직 트럼프케어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백악관은 지난 3월 트럼프케어가 한차례 좌초한 후 하원 처리에 급급했던 탓에 하원 공화당과는 조율 및 수정 과정을 거쳤지만, 상원 공화당과는 전혀 협의 과정이 없었다.

공화당의 라마 알렉산더(테네시) 상원의원은 "상원은 상원의 법안을 만들고 있다. 하원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며 "만약 하원 법안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차용하겠다"고 말했다.

상원 사령탑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도 트럼프케어 처리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하원의 트럼프케어 처리에 대해 "아주 중요한 단계"라고 했지만, "의회예산국(CBO)의 검토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케어의 예산 추계 등을 먼저 살핀 후에야 상임위 심사와 표결 등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상원 공화당은 하원에서 통과된 트럼프케어가 저소득층 의료 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를 축소한 데 따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현행 오바마케어 때보다 보험가입이 어려워지거나 거부될 수도 있는 기왕증(보험가입 전 얻은 질병) 환자를 보호하고, 건강보험료와 관련한 세금공제 혜택을 확대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더 의원은 "트럼프케어 처리에 데드라인은 없다"라며 "시급하다는 인식은 하겠지만 '제대로 됐다'는 판단이 먼저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케어가 상원을 통과하는 데 필요한 최소 의석은 50석이다. 현재 52석인 공화당에서 만약 3명 넘게 이탈한다면 부결될 수 있다.

k0279@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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