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켜볼 게 많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성장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세계경제 회복세가 우리나라 수출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시차를 두고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판단이다.
이 총재는 5일 저녁 일본 요코하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4월 경제전망 이후 한 달 동안 한국경제에 상당한 여건 변화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열린 제7차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1%포인트 올렸다.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의 전망치 상향 조정이다.
실제 국내 경기는 4월 위기설을 조장한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에서 벗어나 수출 호조, 소비심리 개선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도 당초 전망치를 상회하며 전 분기 대비 0.9% 성장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 총재는 특히 수출이 향후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분기 소비는 0.4% 늘었지만 해외소비의 영향이 커 썩 좋지 않았다"며 "다만 수출 호조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낙수효과 등 향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오는 7월 금통위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차례 추가 상향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새 정부 출범과 관련해선 "최근의 우호적인 대외여건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되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과거 사례를 보면 새 정부 출범 첫 해에는 향후 경기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형성되면서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는 (새 정부가) 추진력을 바탕으로 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수출을 비롯한 경제 여건이 좋은 만큼 기회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롯한 통상 문제,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 변수도 물론 많지만 전반적으로 세계경제가 회복 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경제 살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가 회복되고, 2% 중반의 경제성장률도 더 오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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