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북부 앙느망에서 한 유권자가 극우 국민전선(FN) 후보 마린 르펜의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프랑스는 7일 대선 결선 투표를 치른다. [사진=EPA=연합]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프랑스 대선이 막판에 외부 공격으로 혼란에 빠졌다. 결선 투표를 하루 앞두고 유력 후보인 중도 신당 '앙마르슈' 소속 마크롱 후보 캠프의 이메일과 회계 관련 문서 등이 유출 확산되는 가운데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의 극우주의자들까지 마크롱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캠프의 이메일 등 문건이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해킹됐다. 이후 수천건의 이메일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정부과 선거관리국은 문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작업 중이다. 그러나 이미 온라인 상에 문서가 퍼진 뒤라 완벽한 차단은 어렵게 됐다고 BBC 등 외신은 6일 전했다,
더군다나 프랑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하루 전에는 유세가 엄격하게 금지돼 있기 때문에 마크롱 캠프가 직접적으로 유출 문건에 대한 해명에 나설 길도 막혔다.
유출된 문건을 기반으로 각종 가짜 뉴스가 퍼진다고 하더라고 직접적으로 막을 수 없게 됐다. 유출된 문건에 대한 조사 결과 러시아어 사용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로 편집된 흔적이 나오면서 러시아의 개입이 의심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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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반EU 정책을 주장하는 마린 르펜을 돕기 위해 러시아가 프랑스 대선에 사이버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경고가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지난 2월 마크롱 캠프는 우크라이나에 서버를 둔 사이버 공격을 받은 바 있으며, 한달 전에도 보안 전문가들이 마크롱에 대한 여러 형태의 해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문건이 유출된 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극우주의자들의 마크롱 흔들기가 이어져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대선 극우 후보인 마린 르펜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미국 국우주의자들이 이번 해킹 사건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극우주의자들은) 유출된 문서를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유통시키면서 마크롱 후보에게 불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마크롱 유출 문서를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온라인으로 연결한 것 역시 미국 극우잡지 '반란(The Rebel)' 소속의 기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최근 마크롱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극우파들이 영어, 불어권 인터넷을 통해 마크롱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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