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주진 기자 =5·9 대선 투표율이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10년 만에 80%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각 대선 후보 진영의 유불리 셈범이 치열하다.
지난 4~5일 대선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사전투표에서 1100만명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26.06%)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본 투표율이 적어도 8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세 차례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16대 70.8%, 17대 63.0%, 18대 75.8%로 60∼70%대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1987년 개헌 이후 치러진 대선 중 역대 최고치인 13대 대선의 89.2% 기록에도 도전할 만하다는 기대도 있다.
높은 투표율의 수혜자가 누가 될지를 놓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체로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평상시 노년층보다 투표를 잘 하지 않는 청년층이 적극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29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30대(91.2%)였다.
사전투표 도입 덕분에 연휴 기간에 여행을 떠난 젊은 유권자들이 미리 투표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보수층이 결집한다면 높은 투표율이 반드시 보수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사전투표 때 호남에서 매우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데 대한 위기감으로 영남 보수층이 9일 투표장에 대거 몰려나갈 가능성도 있다. 18대 대선에서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에도 박 전 대통령이 무난하게 당선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이와 함께 유 후보와 심 후보가 막판 상승세를 탄 것이 실제 득표로 연결될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 포인트다.
TV토론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지지층을 확장한 심 후보와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오히려 여론의 주목을 끈 유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 '1강 2중'의 표를 그만큼 잠식할 수 있다.
진보 진영인 심 후보가 많은 표를 얻으면 문 후보가, 보수는 물론 중도층 지지도 받는 유 후보가 득표율을 끌어올리면 안 후보와 홍 후보가 각각 손해를 보게 된다.
만약 대선에서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이들의 선전은 최종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유권자들이 '사표 방지' 심리에 따라 이들 대신 문 후보나 홍 후보, 안 후보를 차선책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게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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