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임태순 케이프증권 대표 "부동산 투자상품 많이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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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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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지난달 25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출시할 대출형 사모펀드 상품은 개발프로젝트와 오피스건물 등에 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케이프투자증권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케이프투자증권은 LIG투자증권에서 지금 이름으로 바꾼 지 5개월쯤 지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옛 이트레이드증권) 인수전에 뛰어들며 세간에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생소하다. 하지만 이 중소형 증권사의 기세는 거침이 없다. 지난달 25일 여의도 한진해운 빌딩에 위치한 케이프투자증권 본사에서 임태순 대표이사를 만났다.

◆'준비된' 첫 상품 완판 대박

"상품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계좌번호부터 불러주세요.”

임태순 대표는 한 투자자가 직접 전한 말을 소개했다. 지난달 20일 케이프투자증권이 처음 출시한 헤지펀드는 시작과 동시에 ‘완판’되는 흥행을 거뒀다. 지난달 10일 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인가를 받은 지 열흘 만이었다.

중소형 증권사가 처음 내놓은 상품이 판매와 동시에 완판되는 일은 이례적이다. 임 대표는 펀드를 출시하기 위해 반년가량 상품개발에 집중했다. 그만큼 첫 상품에 공을 들였다.

이런 노력은 입소문으로도 퍼졌다. 임태순 대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소문을 듣고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미리 대기하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대부분이 회사를 신뢰하는 투자자들로 회사는 별도의 마케팅 없이 목표치인 160억원을 채우게 됐다"고 말했다.

임태순 대표는 대출형사모펀드(PDF, Private Debt Fund)를 주력 상품으로 키울 계획이다. 대출형사모펀드는 수익성과 안정성이 있지만 금융기관에서 직접 대출받지 못하는 프로젝트를 구조화해 헤지펀드로 출시하는 형태다. 회사에 따르면 4~5% 이상의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출형사모펀드의 경우 개발 프로젝트를 비롯해 오피스 건물 및 부동산에 주로 투자된다. 이는 부동산에 대한 임 대표의 투자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부동산은 다른 투자대상에 비해 리스크가 없다. 실물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프로젝트에 대해 세밀한 실사를 할 수 있는 역량만 갖추고 있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투자대상"이라고 전했다.

◆외형·내실 동반성장 목표

지난해 케이프투자증권은 증권업황 부진에서도 알토란 같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6%, 39.8% 증가했다. 회사 규모가 커가면서 실적도 함께 늘었다.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내실도 함께 다져간다는 전략이다.

임태순 대표는 “작년은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로 사업 구조상의 변화는 없었다”면서 “대신 취임 후 자금의 효율적인 배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 대신 조용한 혁신을 택했다. 특히 관행을 뜯어고쳤다. 리테일 영업을 축소하는 대신 투자은행(IB)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는 "수익성이 낮은 곳에 투입되던 자금을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돌렸다"고 전했다. 인력은 구조조정 대신 각 부서별로 직원을 재배치해 능률을 올렸다.

조용한 혁신은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었다. 임태순 대표는 “그간 LIG투자증권에서 케이프로 지배구조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회사가 안정화되고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으면서 직원들 스스로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 1분기 실적도 긍정적이다.

임 대표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많이 하다 보니 사람도 많이 뽑고 비용지출도 늘었다. 작년 수준만큼만 이익을 내도 선방이라고 예상했다”면서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작년보다 (이익증가) 속도가 빨라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IPO 또는 상장 증권사 합병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달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다. 비록 경쟁에서 밀렸지만 상장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

현재 임태순 대표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50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프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034억원이다. 

임태순 대표는 “현재 IPO와 M&A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상태”라면서 “인수 대상이 나오면 언제든지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당장 IPO를 서두르기보다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IPO에 나설 경우 기업가치가 저평가될 수 있어서다.

임태순 대표는 "증권사 주가가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다"며 "공모를 진행하면 조금이라도 가치를 낮춰야 하는데, 이는 곧 기존 주주들의 손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증권업에 대해 정당한 평가가 이뤄지거나 특화된 증권사로 우리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증권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다면 IPO 카드도 꺼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증권시장이 좋다면 IPO가 더 낫다. 자기자본만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며 “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모습을 시장에서 인식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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