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오지 않는 중국인… 헛물 켠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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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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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빙그레가 지난달 바나나맛우유 플래그십 스토어 '옐로우 카페' 제주점을 열었다. 동대문점에 이어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다. 옐로우 카페는 바나나맛 우유 모양의 좌석과 바나나맛 우유 이미지로 가득찼다. 가게 입구부터 거대한 바나나맛 우유가 눈길을 끈다. 이곳에선 바나나맛 우유를 활용한 음료 쿠키 푸딩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제공한다.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1위 음료다. 중국인 관광객은 바나나맛 우유의 독특한 용기를 가져가며 한국에 다녀온 것을 인증하기도 한다. 중국인에게 인기가 많다보니 음료로는 이례적인 보디케어 제품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CJ올리브영과 바나나맛 우유 보디케어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3월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옐로우 카페를 개점한 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매출 6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기세로 빙그레는 옐로우 카페 제주점도 열었다. 빙그레는 1년간 고심한 끝에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자리를 잡았다. 매장 규모도 동대문보다 10배 큰 약 200평 규모로 공을 들였다. 그러나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쏟아졌던 중국인 관광객은 사드 사태 이후 뚝 끊겼다. 

특히 제주는 중국의 한국 관광금지가 본격화된 지난 3월 16일 이후 전년 대비 80% 이상 줄어든 상태다. 중국인 관광객을 전담한 호텔과 음식점 등도 휴점하거나 폐업했다. 주요 타깃인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탓에 옐로우 카페 제주점도 김 빠진 상태로 문을 열었다. 하루 평균 200명이 다녀간 옐로우카페 동대문점도 테이블 두세 자리가 겨우 채워질 뿐이다.

빙그레만의 얘기가 아니다. 중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한 식품업체들은 사드 보복 이후 살얼음판을 걷는다. 주요 식품사들은 잠재력 높은 중국인 소비자를 겨냥해 공장을 세우고 현지 시장에 진출해 있다. 그러나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제품 판매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 투자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식품사들도 이익을 위해 헛물켜지 말고 외부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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