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슬픈 개구리로 익숙한 페페를 그린 작가 매트 퓨리가 가슴 아픈 결단에 나섰다. 극우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캐릭터 전락한 페페를 사실상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페페를 만들어낸 작가 퓨리는 페페의 장례를 치렀다. 그는 판타그래픽스의 프리코믹북데이에 한 페이지짜리 그림을 통해 페페가 관 속에 누워있는 그림을 게재했다.
2005년 마이스페이스에서 ‘보이즈 클럽‘ 시리즈에서 등장한 페페는 애초 온라인 밈(meme)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대선 중 대안우파가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 운동을 벌이고 페페를 대표 캐릭터로 내세우면서 페페는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으로 굳어지고 말았다.
지난 9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페페를 인종차별 혐오주의의 상징으로 언급한 바 있고, 페페는 반명예훼손연맹(ADL)이 지정하는 혐오 상징물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온라인에서는 평화적이고 친절한 페페 그림을 확산시키면서 ‘페페 구하기’ 캠페인도 벌어졌지만 대안우파가 이미 잠식한 페페의 이미지를 되찾기는 어려웠다.
퓨리는 작년 10월 미국 타임지의 온라인 기고문에서 자신의 아끼는 창작 캐릭터가 혐오의 상징으로 쓰이는 걸 보는 것 자체가 “악몽”이라며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작가 매트 퓨리의 페페 구하기 캠페인 영상>
<출처: 유튜브 계정 Super Delu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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