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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굳은 얼굴, 담담한 표정, 그리고 침묵. 이 세 마디로 설명되는 분위기였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9일 저녁 8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회 헌정기념관에 마련된 국민의당 개표상황실은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4%의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데다, 자당 대선후보인 안철수 후보는 21.8%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3.3%)에게도 뒤진 3위를 기록하자 침통한 기색마저 감돌았다.
앞서 상황실에서는 다소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기대감도 더러 엿보이는 모습이었다. 출구조사 발표가 10초 앞으로 다가오자 당직자들을 포함한 장내 인사들은 "다섯, 넷, 셋, 둘 하나!"라며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저조한 득표율이 나오자, 상황실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은 박지원·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TV화면만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정동영주승용천정배 박주선 공동선대위원장 등도 입을 굳게 다문 채 가끔 이맛살을 찌푸렸다.
특히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인 호남권에서 모두 문 후보가 안 후보를 더블스코어 차이로 누르자, 선대위 지도부의 표정은 한층 굳어졌다.
광주에서는 문 후보가 59.8%를 기록하며 30.8%를 얻은 안 후보를 제쳤고, 전남과 전북에서는 문 후보가 62.6%와 65%를 각각 기록하며 29%와 23.4%를 얻은 안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고개를 돌리는 이들도 있었고, 낮은 탄식조차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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