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야권성향 후보들에 투표…"호남 표심은 민주주의 복원 갈망"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 결과, 광주·전남 표심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인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양자로 분산됐다.
10일 오전 0시 현재, 문재인 당선인은 광주·전남에서 각각 58%, 안철수 후보는 32%와 33%를 얻었다.
문 당선인과 안 후보가 전체의 90%가량을 획득한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대통령 선거 때마다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김영삼, 김대중 후보가 함께 출마해 민주세력의 분열로 치러졌던 1987년 13대 때는 김대중 후보가 광주(94%)·전남(90%)에서 압도적인 표를 받았다.
'3당 합당'으로 거대 여당(민주자유당)이 출현했던 1992년 14대 때도 광주(95%)·전남(92%)은 김대중 후보에게 몰표를 안겨줬다.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야권후보가 승리한 1997년 15대 때에도 광주(97%)·전남(94%)은 김대중 후보에 대한 변치 않는 애정을 보여줬다.
2002년 16대 때는 광주·전남은 '노풍'(盧風·노무현 후보의 거센 바람)의 진원지답게 노무현 후보에게 싹쓸이 표(광주 95%·전남 95%)를 줬다.
2007년 17대 때부터는 마(魔)의 90%대가 무너졌다.
17대 때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광주 79%, 전남 78%를 획득했고, 2012년 18대 때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광주 91%, 전남 89%를 얻었다.
19대 대선에서 호남 유권자의 전국 유권자 비율은 10.0%였다.
수도권 49.6%, 영남 25.7%, 충청 10.4%와 비교하면 수치상으로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호남의 투표 결과는 야권표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다.
따라서 문재인 당선인과 안철수 후보도 이번 대선 과정에서 호남에 대해 각별한 공을 들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호남 표심 결과를 놓고 '지역주의'가 완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 주요 후보 중 호남 출신이 없는 상황에서 호남 표심 결과를 지역주의 완화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호남 표심은 야권성향 후보들에게 분산됐고, 새누리당 성향의 구(舊) 여권 후보들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역대 대선 결과를 놓고 호남 표심을 지역주의 볼모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대선 결과에서 보듯이 호남 표심은 민주주의 복원을 갈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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