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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역할론’ 강조하지만 한국 역할이 더 커”…“분명한 입장 갖고 자신감 있게 미국에 의견 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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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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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전임부교수-김해선 태아금융유한공사 회장

아주차이나 김중근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가 전례 없이 뜨겁다. 그럼에도 북한의 ‘MY WAY’는 요지부동이다. 물러설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예측불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모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강 대 강 대치가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급기야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지난달 24일자 사설에서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자산이 아니다”라고 썼다. 28일자 사설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북·중 관계가 더 엉망이 되더라도 중국은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북·중 관계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경고까지 했다. 이에 중국 전문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전임부교수를 초청,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 상황의 본질을 살펴보고 앞으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담 진행은 김해선 태아금융유한공사 회장이 맡았다. 대담은 지난 1일 종로구청 부근 이마빌딩 아주차이나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왼쪽)는 김해선 회장과의 대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는 중국 역할론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분명한 자기 입장 정립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세진 기자]



김해선 회장: 지난 4월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어젠다가 북핵문제였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당사자인 한국이 빠져있는 상태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주고받은 것 같다. ‘코리아 패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임마누엘 교수: 사실 중미 정상회담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와 만났을 때도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그때도 한국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크게 걱정됐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이야말로 관계 당사국이지 않나. 한국은 미국과 오래된 동맹국이다. 미국은 한국과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과 함께 긴밀하게 토론하고 논의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번 중미 정상회담에서는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의견교환 있었다. 앞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중국이 한국을 포함해서 적극적으로 토론해야 한다. 동시에 한국도 더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해선 회장: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미의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임마누엘 교수: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를 잘 모른다. 한국이 중국의 일부라고 오해하고 있을 정도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분명이 있다. 북한을 올바른 길로 끌어가려면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보다는 한국 역할이 오히려 더 크다고 생각한다. 저는 중국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있을 수 있고 또 역할을 부정할 수 없지만, 한국 역할도 크고, 일본이나 다른 나라의 협력도 필요하다.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등 옛날 6자회담의 경우처럼 협력이 필요하다. 6자회담의 경우는 토론만 하고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다. 이번에는 실천할 수 있는 다자회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해선 회장: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군사적인 문제를 넘어 경제적인 문제와 연결해서 한국을 압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드 배치 비용 요구와 FTA 재협상 거론 등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임마누엘 교수: 미국과 한국의 동맹국 관계에서는 안보와 경제, 교육,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협력이 중요하다. 안보 문제를 거론하면서 FTA 재협상이나 사드 배치 비용 지불 요구 등 직접 관계없는 것을 가지고 협상하자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안보는 어떤 의미에서는 같은 가치관이나 같은 세계관이나, 같은 밸류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런 것을 가지고 협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보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것이다. 협상 대상이 아니다. 전략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협상이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지유무역협정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FTA 같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을 가지고 협상하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오해나 착각 있었다고 생각한다. 상당히 걱정된다.

김해선 회장: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을 보면 안보와 경제를 연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트럼프는 중미 정상회담 때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거나 대중 무역 역조현상을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의 이런 비즈니스 맨 스타일에 대해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임마누엘 교수: 지금 이슈화 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나 사드 문제는 영원히 지속될 문제가 아니다. 당분간, 길어야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가장 어려운 점이자 한국의 단점은 한국의 입장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신문을 보거나 외교관이나 사업하는 사람들 만나서 대화를 하다가 받은 인상은 많은 사람이 트럼프 정부 방침이나 중국 쪽 입장에 맞추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입장이 있어야 한다. 미국 사람이 다 찬성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한국의 입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 입장을 바탕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자기 입장이 없는 상황에서 협상한다면 당연히 불리하지 않겠는가. 트럼프는 비즈니스맨이다.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협상가 기질을 발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한국도 새로운 한미동맹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트럼프 리스크’에 대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김해선 회장: 과거를 돌아보면 미국이 한국에 고마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만큼 한국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주도적인 전략을 세워야 하고, 또 그런 전략을 G2(미국과 중국)에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는가.

임마누엘 교수: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씀은 매우 중요한 말씀이다. 한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동북아 통합에 있어서도 자신의 역할을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한국은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한국은 장기적으로, 적어도 5년 10년 동안은 미국이나 중국과 공동의 경제 시스템, 금융통화, 과학기술 등 많은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 사실 지난 2015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정상회담에서는 군사협력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미중 양국이 전면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그 선언은 지금도 유효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무시할 수 없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기존 협력 관계와 유대 관계가 형성돼 있다. 한국의 역할도 분명히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의 선례와 협력을 토대로 새로운 시스템과 방향을 계획해서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김해선 회장: 과거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보다 미국을 의식한 지정학적 이해를 우선해왔다. 중국이 핵보유국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볼지, 아니면 부채로 볼지 결정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부채라 함은 북한을 목에 붙은 악성 종양 정도로 본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전략적 자산과 부채 중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는가.

임마누엘 교수: 중국은 북한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다소 불편한 감정이 있더라도 전략적으로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이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는 것을 감안해서 적절한 제재 조치를 취하겠지만 북한은 중국에 있어 버릴 수 없는 카드다.

김해선 회장: 미국 중국 일본이 정상들끼리 만나서 북핵문제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 협력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이 군사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일본 아베 정부는 일본을 다시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만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마누엘 교수: 지금의 상황을 보면 일본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자국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해할 수 있다. 동북아지역의 협력이나 안전한 환경이 없다면 일본한테도 불리하다. 일본의 군사력 확대 전략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인본 전문가들 중에는 핵무기 개발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일본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까지도 핵무기 개발을 경쟁하게 될 것이다. 중국에는 핵무기가 200개 밖에 없다. 미국에는 6000개, 러시아에는 7000개 있다. 중국이 마음먹으면 핵무기를 1000개 10000개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일본 입장에서도 전혀 유리하지 않다. 왜냐하면 일본은 군사력에 있어서 중국과 전면적으로 경쟁할 수 없다. 일본이 첨단기술로 항모나 전투기를 개발할 수는 있겠지만. 일본은 현실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협력할 부분이 있다. 양국 간에 별로 좋지 않은 역사관계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는 일본사람도 있다. 양국은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중국보다도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 한국 사람은 자신감을 갖고, 같은 뜻을 가진 미국 중국 일본 사람들과 협력해서 더 좋고 도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김해선 회장: 일본이 유달리 한반도 위기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럴 이유가 있는가.

임마누엘 교수: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일본 아베 총리가 와이프의 부패 스캔들 때문에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일본은 군사 대국화를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와 아베는 단기적으로는 협력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동상이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해선 회장: 미국이 전략 무기의 한반도 전진배치를 통해 대북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실제 선제공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임마누엘 교수: 물론 선제공격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이미 중요한 시설을 지하화 했다.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해선 회장: 한국의 대통령은 사드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임마누엘 교수: 한국의 분명한 자기 입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문제 많았다. 한국은 북한과 중국을 잘 알고 있다. 새로운 안보전략이 필요하다. 노하우도 있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핵도발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은 자신감을 가지고 안보문제에 대한 의견을 미국에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김해선 회장: 지금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좋은 말씀 감사하다. 한반도 위기가 지혜롭게 잘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리=김중근 기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1964년생, 미국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전임부교수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
-2011년 제3회 석헌학술상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동아시아언어문화학 박사

김해선 회장은
-태아금융유한공사 회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aSSIST China MBA 겸임교수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KIBWA) 부회장
-PICCA, 실리콘밸리 iPARK, ICA 해외마케팅 전문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불 동시통역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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