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코카콜라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제임스 퀸시가 직원들에게 과감한 메시지를 전했다. “실수하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퀸시 CEO는 코카콜라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변화를 이뤄내야 할 때 실패의 공포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주문했다. 그는 ‘새로운 코크 신드롬’이라는 사내 캠페인을 시작하며 실패의 공포를 극복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것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도 코카콜라가 ‘원조’라는 것에 집착하다보니 내부적으로 신중함이 과해졌다고 평가하면서 스스로의 성장을 제한하는 보신주의를 혁파하고 소비자들의 입맛에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탄산음료의 판매는 감소 추세다. 탄산음료는 비만과 당뇨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학교 자판기에서 퇴출되고 ‘설탕세’가 부과되는 등의 수모를 겪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코카콜라의 변화가 너무 느리다는 점을 지적한다. 베버리지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여전히 코카콜라 매출 중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환타 등 탄산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달한다. 반면 펩시의 경우 탄산음료 의존도가 20% 정도로 낮다.
펩시는 건강음료 브랜드 확대에 힘을 쏟고 있지만 코카콜라의 변화는 그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가도 이를 반영한다. FT 집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코카콜라의 주가는 13% 오르는 데 그쳤지만 펩시콜라는 동기간 69%나 올랐다. 코카콜라의 지난해 매출은 418억6300만 달러로 2012년 이후 4년 만에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퀸시 CEO는 더 이상 코카콜라 브랜드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종합 음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코카콜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도 코라콜라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앞으로 음료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새로운 음료 브랜드 인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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