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취임 이틀째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조기 정상회담 제안을 받았다.
시 주석은 11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 당선을 축하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이날 전했다. 통화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지역 내 중요한 국가"라며 "올해 25주년이 되는 수교 이래 중·한관계는 많은 성과를 거뒀고, 이는 소중히 여길 만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한국 새 정부와 중국의 중대한 우려를 중시하고, 실제적인 행동을 통해 양국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를 바란다"며 "한·중관계의 더 좋은 발전은 양국 국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적인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한중 정상은 지속적인 소통을 유지하는 데 동의하며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를 기대한다"면서 조기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드문제와 북핵문제를 함께 논의할 특사단을 이른 시일 내에 파견할 것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는 이날 정오쯤 이뤄졌으며 40분 동안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주석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10일은 문 대통령의 바쁜 일정으로 시 주석과의 통화가 이뤄지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 주석의 전화를 받을 수는 없다. 10일 저녁 10시경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다음 날 곧바로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볼 때, 시 주석이 한·중 양국의 관계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조속한 정상회담을 제안한 데 이어 시 주석 역시 이번 통화에서 한·중 정상회담의 조기개최를 희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겨우 취임 이틀째에 미·중 양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모양새를 내게 됐다. 중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한·중관계가 다시금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로 인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그동안 경색됐던 양국 간 고위급 대화 역시 조만간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통화에서 시 주석은 9일 발생한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 유치원 버스 사고에 대해 애도를 표시하고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으며, 문 대통령은 중국의 위로와 적절한 사고 처리 및 후속 조치에 감사를 표시했다고 CCTV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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